14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수개월째 혈액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의 자료보완 문제를 놓고 미 식품의약국(FDA)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2015년 11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을 수출하기 위해 FDA에 처음 품목허가를 신청했으나, 2016년 FDA로부터 제조공정 자료 보완이 필요하다는 CRL(검토완료공문)을 전달받았다.
이후 작년 3월 보완자료를 제출했지만, 6개월 뒤 9월 같은 이유로 승인이 지연됐다. FDA에서 자료보완을 또 다시 요청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추가 자료제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지금도 FDA와 자료보완 관련 논의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며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자체에 특이사항이 있다거나 하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혈액제제 허가는 바이오나 케미컬(합성의약품)과 달리 보는 시각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논의는 진행 중이나, 앞으로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 예상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혈액제제는 혈액의 액체 성분인 혈장에서 특정 단백질을 분리‧정제해 만든 의약품이다.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은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 면역계 질환 치료에 쓰이는 대표적인 혈액제제다.
GC녹십자가 혈액제제 미국시장 진출에 공들이는 이유는 미국이 전세계 혈액제제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은 혈액제제 가격이 국내‧외 다른 국가보다 훨씬 높게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GC녹십자가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 미국 진출에 성공해야 수익성 악화를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C녹십자는 유한양행에 이어 1조 클럽 제약사에 이름을 올리고 매출을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수익 성적이 좋지 않다.
GC녹십자 작년 연결기준 매출은 1조3349억원으로, 전년대비 3.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02억원으로, 같은 기간 44.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39.6% 줄었다.
올해 1분기 성적도 마찬가지다. 영업이익이 14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동기 대비 90.5% 하락했다.
때문에 미국 시장 진출은 GC녹십자에 중요한 숙제다. 고정비용 등과 더불어 연구개발(R&D) 비용을 이제는 줄일 수도 없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의 미국 허가 지연에 따른 1년의 성장 공백을 기존 사업부가 메우지 못하면서 이익신장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