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문재인 대통령의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 축사

2019-05-1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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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부처님 오신 날을 밝히는 연등처럼 평화와 화합의 빛이 남북을 하나로 비추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에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부처님 오신 날을 다시 한번 봉축 드리며 불자 여러분의 가정에 가피(加被)가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사진=청와대]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부처님 오신 날 봉축법요식 축사 전문>

존경하는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큰스님,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원행스님과 대덕 스님, 전국의 불자 여러분, 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 드립니다. 불자 여러분이 정성으로 밝힌 연등 덕분에 국민의 마음도 환해지는 듯합니다. 감사의 인사를 함께 전합니다.

올해는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뜻깊은 해입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독립운동 역사 속에는 불교계의 헌신과 희생이 녹아있습니다. 민족의 지도자셨던 한용운, 백용성 스님은 독립선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셨고, 불교계 3.1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습니다. 옥고를 치르는 와중에도 조선독립은 마땅하며, 만약 몸이 없어진대도 정신은 남아 독립운동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민족의 자부심을 세워주셨습니다.

법정사, 범어사, 해인사, 통도사, 동화사, 대흥사, 화엄사, 김룡사 등 전국의 주요 사찰은 각 지역으로 독립운동을 확산시키는 전진기지였습니다. 스님들은 마을 주민들에게 독립선언서와 태극기를 배포했고, 거리와 장터에는 조국 광복을 염원하는 불자들의 참여가 이어졌습니다. 임시정부의 국내 특파원으로 활동하거나, 군자금을 모아 임시정부를 돕기도 했습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자비와 평등을 실천하며 국민에게 큰 힘이 되어준 불교계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불교의 정신과 문화는 국민의 삶을 향기롭고 풍성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한국의 산사 일곱 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이제 국민들은 불자가 아니더라도, 번잡한 일상을 벗어나 고즈넉한 산사를 찾으며 마음을 맑게 닦습니다.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자신과 이웃의 인연을 깨닫고, 모두를 차별 없이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비심을 배웁니다.

특히, 불교의 화합 정신은 지금도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대립과 논쟁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화쟁사상'과 서로 다른 생각을 가져도 화합하고 소통하는 '원융회통' 정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요즘입니다. 민족과 지역, 성별과 세대 간에 상생과 공존이 이루어지도록 불자 여러분께서 간절한 원력으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봉축법요식의 표어인 '마음愛 자비를! 세상愛 평화를'이 마음에 깊이 와닿습니다. 남과 북이 자비심으로 이어지고, 함께 평화로 나아가도록 지금까지처럼 불교계가 앞장서 주십시오. 대립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기 위해 정부도 더욱 담대히, 쉬지 않고 노력하겠습니다.

불기 2563년 부처님 오신 날을 다시 한번 봉축 드리며, 불자 여러분의 가정에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밝히는 연등처럼, 평화와 화합의 빛이 남북을 하나로 비추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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