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우려로 중국증시가 파동을 겪은 직후 나온 발언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6일 하루 낙폭만 5.58% 달하며 약 3년래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지난주 중국증시는 요동쳤다.
이후이만(易会满)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은 11일 2019년 중국상장사협회 총회 겸 제2회 이사회 7차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최근 주식시장 파동은 미·중 무역협상이 경색 국면에 접어든 데 따른 외부요소에 의한 것”이라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자본시장의 건강한 발전은 경제 펀더멘털과 상장사 질에 달려있다”며 자본시장 개혁을 강조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특히 이 주석은 "회사 거버넌스(지배구조)는 자본시장의 기둥이자 기초로, 이것이 없다면 안정적인 금융시스템도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감독당국이 상장사 규칙을 확실히 규제해 상장사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 주석은 상장사·투자은행·로펌 간 담합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 밝혔다. 좀비기업이나 껍데기기업을 주식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도 모색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이 주석은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외부 불확실 요소에 직면해 올해 중국 경제 시작은 안정적이고, 주요지표도 합리적 구간에서 움직이거나 심지어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경제의 새 성장동력이 점차 강해지고, 시장 전망 기대감도 개선되는등 중국 경제 펀더멘털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주석의 시장 달래기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 중국 경제에 대한 시장 전망은 암울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대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앞서 10일 오전 0시(현지시각)부터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의 10%에서 25%로 인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는 325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도 25%의 관세를 매길 준비를 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 3250억달러 어치에 대한 관세율도 25%로 추가 인상한다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0.5% 포인트 정도될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이는 중국내 더 적극적인 대응정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률을 낮출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도 경고했다.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 국가의 신용평가 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도 시사했다.
올리버 존스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비교적 높은 관세가 기업 순익을 깎아먹으며 올해 중국 상장사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며 "올 한해 중국증시 낙폭이 다른 시장보다 클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실제로 약 1년간 이어진 무역전쟁 영향으로 중국증시에서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한 상장사 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