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동안 고 노무현 대통령이 느꼈을 분노, 애달픔, 참담함을 함께 하지 못했다는 후회는 그가 절명한 지 10년 세월이 흘러도 여전하다. 소설은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며 누구나 지닌 이 안타까운 마음을 위로하고자 한다. 한번만 더 ‘털털하게 웃던 그의 시원시원한 목소리’를 듣고 싶은 이들에게 주는 선물이다. 이 땅의 아픈 이들을 위해 고뇌하며 함께 했던 그의 넓은 품 안에, 과연 무엇이 숨어 있었는지 이제는 물어보자.
◆ 독자들은 ‘봉하노송’이 된다
“털털하게 웃는 그에게 말을 건네고 싶다.”
이 소설의 미덕은 ‘고 노무현 대통령과 거리 두기’를 시도한다는 데 있다.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충격적인 죽음에 억울하고, 그립고, 보고 싶다는 감정은 여전하다. 이런 마음을 소홀히 하지 않고, 그와 작별하는 방법을 작가는 고안해왔다. 첫 결실로 이 책 <봉하노송의 절명>1권을 엮었다.
작가는 소설이란 가상의 공간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소설에서는 그를 ‘봉하마을의 늙은 소나무’란 뜻인 봉하노송(烽下老松)이라 부른다. 봉하노송이 어릴 적부터 들어왔던 부엉이 울음소리를 독자들도 듣게 한다. 마치 주술사의 요령 소리처럼 부엉이가 울면, 담배 한 개비에 라이터 불을 붙이는 봉하노송의 담담한 심경 속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작가는 그렇게 독자들을 봉하노송이 되게 한다.
서주원 작가는 “마음먹은 대로 글을 쓸 수 없었다”고 말한다. 누구나 고 노무현 대통령을 알고 있다고 말하기에 집필이 고통스러웠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정작 평범한 사람, 노무현을 마주하고 싶어 했기에 자신의 작업이 가능했다고 한다.
서 작가는 "먼 훗날 새로운 작가가 고 노무현 대통령을 다룰 것이다"며 “그 작가는 서거 10년째에 나온 <봉하노송의 절명>을 무척 고마워할 것”이라고 말한다.
<봉하노송의 절명>은 총 3권으로 준비되고 있다. 소설 속의 현재는 2009년 5월 22일 해질 무렵부터 다음 날 동틀 무렵까지이다. 이번 1권은 밤 11시 무렵까지만 다룬다. ‘서론’이나 ‘들어가는 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