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한·칠레 공동언론발표에서 "한반도와 중남미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세바스띠안 삐녜라 칠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오늘 삐녜라 대통령님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확고한 지지를 보여주셨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국 정상은 이날 2003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1962년 수교 이래 양국이 경제·통상을 비롯한 포괄적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것을 평가하고, 양국 간 '21세기 공동 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칠레는 한국에게 아주 각별한 우방"이라며 "남미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대한민국 정부를 승인했으며, 한국전쟁 때 큰 도움을 줬다. 우리나라가 최초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대통령님과 나는 양국의 돈독한 우정과 신뢰를 다시 확인하고, 양국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논의했다"며 "양국 공동번영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튼튼히 다져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칠레는 각각 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을 대표하는 경제 허브"라면서 "한국이 '태평양동맹'(PA)에 준회원국이 되면, 양 지역을 연결하는 FTA 네트워크가 구축된다.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경제협력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의장국을 수임하는 칠레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은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칠레 4개국이 2012년에 결성한 지역경제 동맹으로 중남미 국가총생산(GDP)의 38% 및 무역의 50%를 차지한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 두 정상은 협력 분야를 확대해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해 나가기로 했다"며 "칠레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교통, 정보통신 등 인프라 개발 사업에 더 많은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 "전자정부, 4차 산업혁명 대응, 사이버안보, 기후변화 대응 등 잠재력이 큰 4대 주요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며 "양국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국제무대에서 함께 보조를 맞춰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이번에 양국 간에 '국방협력협정'을 새롭게 체결했다. 경제·통상에서 국방 분야까지 협력의 지평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양국 간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국방역량을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올해 하반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제2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칠레에서 개최될 예정"이라며 "성공적 개최를 위해 우리 정부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오늘 삐녜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으로 양국 공동번영의 미래가 한층 앞당겨졌다고 확신한다.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양국의 우정과 협력이 더욱 깊어지고 넓어지길 기대한다"며 '감사합니다'라는 뜻의 스페인어(칠레 공용어) "그라시아스"로 공동언론발표를 마무리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삐녜라 대통령의 국빈방한을 환영하는 공식 환영식을 개최했으며, 정상회담에 이어 양 정상은 아래 1건의 협정과 3건의 양해각서(MOU) 서명식에 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