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악오르다 대통령궁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우리 두 정상은 한반도와 중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한·카자흐스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은 한반도 비핵화에 영감을 주고 있다. 우리는 이와 관련한 대화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토카예프 대통령 역시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북한의 비핵화 및 국제사회로의 관여를 위해 카자흐스탄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은 특히, 카자흐스탄의 핵 폐기 경험이 한반도 비핵화에 유용한 참고가 된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양국 간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8월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구소련으로부터 승계받은 전략핵탄두 1410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당시 세계 4위 규모의 핵무기를 포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올해는 카자흐스탄과 한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지 1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면서 "이러한 중요한 해에 대통령님과 양국 협력의 미래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게 되어 아주 기쁘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카자흐스탄은 '카자흐스탄-2050' 국가발전 전략을 세우고 2050년까지 세계 30대 선진국이 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역시 유라시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목표로 '신(新)북방정책'을 역점 추진 중"이라며 "오늘 우리 두 정상은 양국의 정책을 조화롭게 연계해 양국 관계를 심화 발전시킬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2050은 오는 2050년까지 세계 선진국 30위 진입을 목표로 하는 장기 국가발전 전략이다. 이를 위해 카자흐스탄 정부는 7대 우선과제로 △혁신산업화 트랜드 강화 △농업혁신 △지식경제기반 조성 △효율적인 도시, 교통, 에너지 인프라 개발 △중소기업 발전 △국민 잠재력 개발을 위한 교육 강화 및 보건 지원 △국가기관의 업무 개선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1992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후 동반성장의 역사를 써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특히 지난해 양국 간 교역액이 22억달러로 1992년 대비 220배 성장하고, 인적교류가 9만 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사실을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과 중앙아 5개국 간 다자협력의 틀로 발전한 '한·중앙아 협력포럼'을 높이 평가한다"며 오는 10월 장관급으로 격상돼 카자흐스탄 누르술탄에서 개최되는 제12차 한·중앙아 협력포럼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환영하며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과 중앙아 간 상설 소통 채널로서 2017년 서울에 개소한 포럼 사무국의 역할 제고를 위해서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감사합니다'라는 뜻의 카자흐스탄어 '라흐멧'으로 공동성명을 마무리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 후 '한·카자흐스탄 정상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4차 산업혁명과 우주협력, 정보통신기술(IT), 보건의료 등 7건의 조약 및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 및 로봇수술기술 수출 등 한·카자흐스탄 간 20여 건의 MOU가 추가로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