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인 신한, KB, IBK저축은행이 신용도가 7~10등급인 저신용자에게 해준 신용대출 비율은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1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전체 고객 가운데 저신용자가 10명 중 1명도 안 된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는 신한저축은행이 6.96%, KB저축은행은 7.61%였다. 특히 IBK저축은행 신용대출의 저신용자 비율은 3.48%에 불과한 반면 1~3등급의 고신용자 비율은 33.79%에 달했다. 신한저축은행도 고객 10명 중 2명(19.82%)은 고신용자로 집계됐다.
하나저축은행도 고신용자 대상 영업에 몰두했다. 하나저축은행 신용대출의 저신용자 비율은 17.76%로 다른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보다 높지만 고신용자 비율은 36.75%에 달했다. 신용대출을 월 평균 3억원 이상 취급한 저축은행 31곳 가운데 가장 높다. 고신용자 비율이 30% 이상인 곳은 하나·IBK 두 곳이다.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들의 고신용자 위주 신용대출 관행은 대출 리스크를 줄여 평균 대출금리를 낮추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실제 신용대출 영업을 거의 하지 않는 BNK·NH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곳(신한·KB·하나·IBK)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12.66~15.36%로 전체 저축은행 중 가장 낮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계열은 평판 리스크가 중요하다"며 "'고금리' 이미지를 주지 않기 위해 고신용자 위주로 낮은 금리를 적용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들이 '무늬만 서민금융회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리스크를 줄이고 평균 대출금리를 낮추기 위해 '서민금융'이라는 저축은행 본연의 취지를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들은 1금융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서민들에게 신용대출 등 생활자금을 공급하려는 취지로 설립됐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은 은행에서 대출이 막힌 고객을 받는 '연계영업'에 수월하다. 굳이 리스크를 안고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많이 취급할 이유가 없다"며 "결국 금융지주 저축은행들에게 외면받은 서민들은 고금리 대부업 등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