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화웨이 금지령에도… 공공버스서 버젓이 사용 '논란'

2019-04-0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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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외버스 420대 무료 와이파이 공유기, 화웨이 제품 사용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미국발 보이콧 전선에 동참한 대만의 일부 공공버스 운영업체들이 여전히 무료 와이파이 공유기 장비를 화웨이 제품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과 대만 언론의 반발로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대만 신베이(新北)시에서 타이베이(台北)시를 오가는 시외버스 400대를 운영하고 하고 있는 지난(指南)여객의 모든 버스와 서우두(首都)여객 버스 20대가 화웨이의 와이파이 공유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9일 대만 자유시보가 보도했다.

대만 정부는 올 초 정보안전의 잠재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 하드웨어 제품 구매를 전면 금지하고, 시 정부 산하 기관 내 정보통신 장비가 화웨이 제품인지 조사해 조치를 취하라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서방국가를 중심으로 한 화웨이 장비 퇴출에 동참한 것이다.

이후 3월에도 대만 국가통신전파위원회(NCC)는 중국산 통신, 방송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사진=자유시보 캡쳐]

이처럼 엄격한 통제에도 여객업체들이 공공버스에서 여전히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강력하게 비난했다. 린잉다(林盈達) 교통대 초빙 교수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한다면 사용자의 휴대전화에 통신을 차단하거나 도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설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여객업체들은 해명에 나섰다. 지난여객은 “2017년 9월 와이파이 무료서비스를 시작한 후 본래 유럽 브랜드 공유기를 사용했는데, 이후 화웨이 장비가 저렴하고 속도가 빨라 교체하게 됐다”며 “당초 이 같은 선택은 어쩔 수 없었고, 현재 승객들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지 않아 교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리젠원(李建文) 서우두여객 대표는 “본래 600대 버스에 설치된 와이파이 공유기는 모두 대만 업체의 제품이었는데, 반년 전 일부 장비가 고장 나 20대를 화웨이 제품으로 설치했다”며 “그러나 서우두여객은 민영기관이고, 정부와 큰 관련이 없어 정보유출의 우려가 적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린잉다 교수는 "버스 내 무료 와이파이 공유기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도청 프로그램 설치 등 보안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며 "특히 무료 와이파이는 비밀번호도 따로 지정돼 있지 않아 보안에 더욱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다수 대만 언론들은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 운동을 확산시키는 분위기다. 대만 누리꾼들 역시 "공공장소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때, 공유기가 중국 업체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화웨이 제품이라면 최대한 와이파이 사용을 하지말자"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화웨이 장비를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규정하면서 화웨이가 백도어를 설치한 통신장비를 이용해 스파이 활동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미국 중심의 화웨이 '보이콧 운동'에 대만과 일본, 영국등이 동참했으나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들이 화웨이 보이콧 대열에 이탈하면서, 미국의 반(反)화웨이 전선엔 균열이 생기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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