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최근 급격한 건강 악화는 강도높은 검찰 조사와 대한항공 사내이사직 박탈 등도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4월 이후로 1년여간 경찰과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등 11개 기관으로부터 약 18차례 강도높은 압수수색을 받았다.
또한 조 회장 뿐만 아닌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첫째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둘째 딸 조 전 전무 등도 '물컵 갑질' 이후 1년여간 수차례 공개소환조사를 받았다. 한진그룹 일가는 총 15번 검찰 포토라인에 섰고 검찰과 경찰은 다섯 차례 구속 영장을 신청하거나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회장이 미국에서 폐질환 치료를 받던 중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신병 치료를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머물렀고, 건강이 회복되는 듯 했지만 3월말 이후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검경의 압력과 더불어 지난달 주주총회를 통해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한 데 대한 충격과 스트레스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조 회장의 임종은 조 회장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가족이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과 차녀는 미국에서 병간호 중이었고 조원태 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은 주말에 급히 연락을 받고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운구는 최소 4일에서 1주일가량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