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준율이란 금융기관이 예금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지급준비금 비율이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시중은행이 예치해야 할 돈이 줄기 때문에 그만큼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나는 만큼 경기부양책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세 차례 지준율을 인하한 중국은 올초에도 두 차례 지준율을 인하해 시중에 7000억 위안(약 118조원) 순유동성을 공급했다.
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산하 경제일간지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최근 시장에 또 다시 지준율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지준율 인하를 단행하기엔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며 1분기 경제통계 수치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당 기사는 이날 경제참고보 1면 지면에 게재됐다.
신문은 중국 신용평가기관 둥팡진청(東方金誠)의 왕칭(王靑) 수석애널리스트를 인용, 지준율 인하에 미치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라며 ▲경기하방 압력이 커졌는지▲최근 석달간 신용대출, 사회융자, 광의통화(M2) 증가율이 정책목표치보다 눈에 띄게 낮은지 ▲ 시장금리가 정책금리보다 높은지 여부를 꼽았다.
중국 정부는 오는 11일 3월 소비자·생산자물가지수 발표를 시작으로 12일 3월 수·출입 통계, 15일 3월 신규 위안화 대출, 17일 1분기 경제성장률을 비롯한 소비·생산·투자지표를 공개한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중국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서 '내 갈길을 가겠다'는 '마이웨이' 특징이 비교적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 통화당국자로선 국내경기 둔화, 금융긴축 압박에 대응하는 게 주요 목표이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이 중국 지준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봤다.
밍밍(明明) 중신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지준율 인하 출발점은 여전히 경제 펀더멘탈에 있다고 봤다. 그는 지준율 인하 여부는 아마도 1분기 실물경제 및 금융통계 수치가 공표된 이후에 결정될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물경제가 여전히 침체됐다고 판단되면 이른 시일내 지준율 인하가 단행될 것이지만, 1분기 경제수치가 호전세를 보이면 지준율 인하는 반기말 자금수요로 유동성 부족이 예상되는 2분기말로 연기될 것이란 전망이다.
자오칭밍(趙慶明) 중국금융선물거래소 연구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월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비교적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오늘날 지준율 인하는 이미 과거처럼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의 균형보다 성장률과 자산거품간의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이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 증시의 가파른 상승장이 계속해서 통화당국의 지준율 인하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져 지준율 인하 시기를 미룰 것으로 진단했다. 비교적 강력한 경기부양책 중 하나인 지준율 인하에 따른 증시 폭등으로 인위적 강세장이 조성되면서 쌓이는 리스크을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는 최근 지준율 인하가 주요 이슈로 떠올르며 '지준율 인하' 가짜뉴스가 시장을 혼란에 빠드리기도 했다.
시나경제망 등에 따르면 지난 달 3월 29일엔 중국 관영 신화통신 기자를 사칭한 사람이 4월 1일부터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인하한다는 '가짜 뉴스'를 퍼뜨려 이는 중국 SNS 위챗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인민은행이 이날 즉각 나서서 지준율 인하는 사실이 아니라며 소문 진압에 나섰다을 정도다.
'만우절 장난'으로 빚어진 이번 해프닝으로 지난 1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2.58% 상승하는 등 급등장이 연출되기도 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2일 공안기관에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이번 사건을 수사해 달라고 공식 의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