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한진칼의 진짜 승부는 내년 주주총회에 달려있기 때문에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위기다. 내년 3월 동시에 임기가 만료되는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에 대해 완패한 행동주의 펀드 KCGI와 국민연금이 행동에 나설 수 있어서다.
한진칼은 29일 제 6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석태수 한진칼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등의 안건을 가결시켰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국민연금이 제안한 정관 일부 변경안은 참석 주주 찬성 48.66%, 반대 49.29%, 기권 2.04%로 부결됐다.
국민연금은 재판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이 금고형을 받게 될 경우에 대비해 정관변경안을 제안했다.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이사는 결원으로 본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연금은 석 한진칼 대표에 대해서는 재선임에 찬성했다. 한진칼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연임 반대를 밝혔지만, 국민연금이 석 대표의 연임에 힘을 실으면서 참석 주주 중 찬성 65.46%, 반대 34.54%로 과반 찬성했다. 이사 선임·해임 안건을 일반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어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통과된다.
◇ 진짜 승부는 내년··· 조양호·조원태 사내이사 임기만료
다만 이번 주총 승리로 안심할 수는 없는 분위기다. 조 회장과 아들인 조원태 사장 모두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한진칼의 지분 10.71%를 쥔 2대 주주 KCGI가 세력을 불리거나 대한항공 사내이사에서 내려온 조 회장이 한진칼을 통해 대한항공에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국민연금이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재판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이 금고형을 받게 될 경우에 대비한 정관변경안을 제안한 것을 두고도 조 회장에 대한 지속적인 견제와 감시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주총에서 KCGI가 석 대표 재선임은 물론, 회사 측이 제안한 대부분 안건에 반대한 것도 고려할 사항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날 회사 측 안건은 대부분 70~80%로 높은 찬성률로 통과돼 KCGI가 다른 주주들의 동의를 얻는데 실패했지만 향후 경영상황에 따라 내년 KCGI가 세력을 키울 수도 있기 때문에 진짜 관건은 내년 주총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진칼 주총에서는 ▲제1호 의안 2018년 재무제표 승인 ▲이사 자격 강화 등 정관 일부 변경 ▲제3호 주인기, 신성환, 주순식 사외이사 선임 ▲제4호 의안 석태수 사내이사 선임 ▲제5호 의안 감사위원 선임 ▲제7호 의안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제8호 의안 감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안건이 상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