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브라질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91,903.41을 기록했다. 전일대비 3.57% 급락한 것이다. 10만선까지 치솟던 보베스파지수는 일주일 사이 8.5%나 떨어졌다. 불안은 금융시장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브라질 국채가격이 하락하면서 금리는 치솟고 달러대비 헤알 환율도 상승했다.
경제개혁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시장의 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27일 적했다. 시장은 연초에 연금개혁안 통과 등 개혁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최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의회의 갈등이 커지면서 개혁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브라질 연방하원은 27일 거의 만장일치로 PEC(정부지출상한규제법안)에 대한 의회의 재량권을 확대하는 안을 가결시켰다. 이는 상원에서 심의를 거칠 예정이다. 이번 법안이 시행된다면 예산에 대한 대통령의 권한 축소된다.
로드리고 마이아 하원의장은 이번 법안 통과가 정부에 대한 반발로 이뤄진 것이라고 아니라고 말했지만, 시장의 시선은 다르다. 정부와 의회의 대치가 심화하는 가운데 연금개혁안이 통화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내분이 보우소나루 정부를 삼키고 있으며, 지지율도 하락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과연 그가 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 지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파울루 게지스 경제장관 역시 27일 상원경제위원회에 출석해 연금개혁안은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현재 상황에서 통과는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게지스 장관은 "연금개혁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고령화 사회가 도래하기도 전에 연금 체계가 붕괴할 수 있으며, 미래 세대에 모든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지스 장관은 또 한 해 12조 가까운 규모의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있다면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연금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금개혁안을 통과를 위해 장관직까지 걸겠다고 선언하면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율 하락도 증시에는 악재다. 3월 기준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정권과 비교해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전 정부들과 비교해볼 때 여론의 악화 속도가 빠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군부 쿠데타와 군사정권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역풍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주 브라질 언론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난 1964년 3월 31일 발생한 쿠데타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전에도 그는 1964년부터 1985년까지 이어진 브라질 군부 독재정권 시기에 대해 영광스러운 시절이었다고 옹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쿠데타 옹호 발언으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난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27일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상파울루에 위치한 한 대학교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10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반대 시위를 벌이면서 방문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브라질 경제는 여전히 회복 가능성이 높지만, 예상보다 더딘 개혁통과로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부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