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덕에 오른 것 아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올해 들어 랠리를 펼친 것은 유동성 덕분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초부터 20% 넘게 상승했고, 대형주지수인 CSI300은 25%가량 올랐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중국팀장은 "실적에 기반한 상승세는 아니었다"며 "경기 부양책이 유동성을 늘리고, 투자심리를 살렸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주가지수 오름폭을 키웠다. 하나금융투자 자료를 보면 외국인은 중국 정부에서 자격을 부여한 기관투자자만 살 수 있는 상하이·선전 주식시장 A주를 올해 1~2월에만 19조원어치 사들였다. A주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에 들어간 2018년 2분기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액수다.
올해 들어 MSCI가 중국 주식 비중을 더 늘리기로 한 점도 투자심리를 개선했다. MSCI는 현재 A주 가운데 5%만 편입하고 있다. 이 비율을 연내 20%까지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외국인이 A주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들어 7~8%를 기록하고 있다. 이 역시 1년 전과 비교하면 2~3%포인트가량 늘었다.
김경환 팀장은 "중국 A주 위상은 장기적으로 대외 개방과 제도 보완에 따라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 랠리는 3분기 이후
유동성 덕에 올랐던 주가지수가 다시 뛰려면 경기와 실적 검증을 거쳐야 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현재 3020선을 넘어섰다. 이에 비해 하나금융투자는 1분기 상하이종합지수 예상범위 상단을 2900선 후반으로 잡았었다. 여기에 따르자면 지수가 오를 만큼 오른 셈이다.
주가지수 변동성은 이미 커졌다. 현재 3000선을 회복했지만, 3월 한때 2900선 중반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달 4일에는 하락률이 4%를 넘어섰다. 경기침체 우려에 발목을 잡힌 것이다.
김경환 팀장은 "가파른 상승세는 일단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적을 확인하고 충분한 조정을 거쳐야 3분기부터 다시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015년 상반기 5000선에 육박했었다. 하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이듬해 1월까지 45%가량 떨어졌다. 김경환 팀장은 "중국 주식시장이 2분기도 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