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비판했다가..." 줄줄이 해임된 '용감'한 사람들

2019-03-2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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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주석 임기제한 철폐' 비판한 쉬장룬 칭화대 법학과 교수 해임 처분

'중국제조 2025' 정면비판한 관료도 해임

“국가주석 임기제를 복원시켜라.”
“공산당은 아름답게 물러나고 국민에게 정권을 돌려줘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 정책을 정면 비판한 '용감'한 사람들이 줄줄이 보직에서 해임된 것으로 보인다. 
국가주석 임기제를 복원하라며 시진핑 주석을 향해 날 선 비판을 가했던 쉬장룬(許章潤) 중국 칭화대 법학과 교수가 최근 해임됐다고 홍콩 명보가 27일 보도했다.

쉬 교수의 해임 소식은 베이징의 저명한 작가 장다이허(章詒和)가 지난 24일 온라인을 통해 폭로하면서 공개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칭화대 내부 소식통을 통해 쉬 교수가 이미 학교 측으로부터 보직 해임과 함께 모든 연구활동을 중단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가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가 해임된 직접적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시 주석을 비판한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멜버른대 박사 출신의 해외유학파인 쉬 교수는 2000년부터 칭화대 법학과 교수로 재임해 왔다. 2005년엔 중국 10대 걸출한 청년법학가로 이름을 올리는 등 명망이 높았다.

쉬 교수는 지난해 7월 방문교수로 일본에 체류 중일 당시 중국 민간 싱크탱크 텐쩌(天則)경제연구소 웹사이트에 '우리가 당면한 우려와 기대'라는 제목의 시진핑 주석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여기서 그는 최근 중국 정치의 후퇴현상을 비판하며 앞서 시 주석이 국가주석의 연임제한 규정을 폐지한 것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RFA를 통해 보도돼 널리 회자됐으나, 이후 중국내 포털에서도 삭제됐다.

쉬 교수는 올해 1월에도 홍콩 매체에 '중국은 홍색제국'이 아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중국은 이미 초대형 전체국가로 부상했으며, 중국 공산당은 아름답게 물러나고 정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보직에서 해임된 쉬장룬 칭화대 법학과 교수(왼쪽)과 러우지웨이 전 재정부 부장. [사진=인민망, 신화통신]


이에 앞서 '중국제조 2025'를 정면 비판했던 러우지웨이(樓繼偉) 전 재정부 부장(장관급)도 최근 전국사회보장기금 이사장직에서 해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경제지 차이신은 26일 러우지웨이 이사장의 해임 소식을 보도하면서 인사 배경은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세간에서는 그가 해임된 게 이달 초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 시진핑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첨단 제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이 세금 낭비라며, "말만 요란했지 실제로 이룬 것은 거의 없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68세인 러우지웨이는 2013∼2016년 재정부 부장을 지냈으며, 2016년부터 전국사회보장기금 이사장으로, 재임해왔다. 2018년부터는 중국의 정치 협상 기구인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외사위원회 주임을 맡아왔다. 다만 정협 외사위 주임 직위에는 아직까지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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