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조양호 회장 재선임 반대…대한항공 "매우 유감"

2019-03-26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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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치 훼손, 주주권 침해 이력 있다고 판단"

조양호 회장 연임 어려울 듯

국민연금이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하기로 하면서 대한항공 측이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주식 11.56%를 보유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이 재선임 안건에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전날에 이어 26일 오후 3시30분부터 제8차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했다. 

전문위원회는 "조양호 회장 사내이사 선임 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의 침해의 이력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주주권행사 분과 위원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 분과 위원회는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전체회의(주주권행사분과+책임투자분과 참석) 개최를 요청했고,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전체회의를 개최해 의결권행사 방향을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지분을 11.56%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조양호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33.35%)에 이은 2대 주주다. 대한항공 정관상 참석 주주 3분의 2(66%)이상이 동의해야 사내이사를 재선임할 수 있지만, 이번 국민연금의 결정으로 주주 22%가량이 반대표로 쏠리면서 조 회장 연임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기내 면세품을 총수 일가가 지배한 페이퍼컴퍼니(서류상회사)를 통해 중개수수료 196억원을 받은 혐의(특경법상 배임)로 기소되는 등 270억원 규모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 중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공식입장을 통해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은 장기적 주주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국민연금의 사전 의결권 표명은 위탁운용사, 기관투자자, 일반주주들에게 암묵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사법부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음에도 불구,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법적 가치마저 무시하고 내려진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구성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대한항공은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운영규정 등에 따라 모든 위원회 위원들은 '이해관계 직무의 회피' 의무가 있다"며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운영규정 제5조, 국민연금기금 윤리강령 7조에는 수탁위원으로 하여금 '이해관계 직무의 회피'를 준수토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탁 위원은 이해상충 방지를 위해 특정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면 안되지만 이상훈 위원과 김경률 위원의 경우 대한항공 주식을 보유하거나 위임받은 주주로 등록돼 있다. 

 

[사진 = 한진그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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