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LG유플러스의 5G 기지국 수는 1만2000여개다. 지난해 11월 말 3000여개, 연말 7000여개, 올해 초 1만여개 등 매월 기지국 수를 빠르게 늘려왔다. 이달 말까지 1만5000개, 상반기까지 5만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SK텔레콤과 KT는 5G 기지국 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KT보다 더 많은 기지국 수를 구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화웨이가 있다. LG유플러스는 5G 통신장비사 목록에 화웨이를 포함한 유일한 이통사이다. 이 회사는 LTE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확대된 2013년부터 화웨이 장비를 사용했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이번에도 화웨이를 제외한 삼성전자와 에릭슨, 노키아 등 3사의 장비만 사용키로 결정했다.
화웨이의 5G 통신장비는 타사 대비 속도와 성능 등의 기술력이 3~6개월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격도 경쟁사 대비 30% 이상 저렴하다. 물량 공급도 가장 빨랐다. 화웨이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LG유플러스에 5G 장비의 대량 공급을 시작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달 초, 에릭슨과 노키아가 이달 말부터 5G 장비의 초도 물량을 공급하는 것과 비교하면 6개월가량 빠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3.5GHz 대역 통신장비의 초도 물량을 공급할 준비가 부족했다”며 “현재 기지국을 양산화·보편화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5G 서비스 초기 커버리지 경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 3사는 2G에서 3G로, 3G에서 4G LTE로 통신 세대가 이전되는 서비스 초기에 ‘서울·수도권 서비스 개시’, ‘광역시 등 28개 시에 서비스 개시’, ‘세계 최초 전국망 구축’ 등의 문구를 내세우는 커버리지 마케팅을 벌인다. 이용자들이 일반적으로 1~2년 약정으로 통신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마케팅전략이 초기 5G 고객 확보에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실제로 2011년 7월 4G LTE 상용화 당시, SK텔레콤은 서울과 일부 수도권에서, LG유플러스는 서울과 부산·광주 등에서 서비스를 개시했다. KT는 이보다 늦은 2012년 1월 서울 5개 구에서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이동통신 세대 전환이 본격화되는 기준인 ‘100만 가입자 돌파 시기’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SK텔레콤이 7개월 만에, LG유플러스가 12개월 만에 이를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 세대가 넘어가면 서비스 초기에 가장 많은 커버리지를 확보하는 것이 고객 유치의 주요 변수"라며 “화웨이 장비 도입 여부가 초기 5G 서비스 범위와 품질, 고객 유치전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