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2019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6호 아치를 그린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시즌 개막 전까지 멀티 내야수로 모의고사를 치른다.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22일(한국시간)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의 인터뷰를 인용해 “강정호가 23일 유격수로 선발 출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강정호는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샬럿의 샬럿 스포츠파크에서 열리는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시범경기에 유격수로 출전해 탬파베이의 중심타자 최지만과 맞대결을 벌인다.
강정호는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내야수다. 미국 진출 이전 KBO리그에서는 주포지션이 유격수였다. 빅리그 진출 이후 데뷔 시즌인 2015년에도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가며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했다.
강정호가 유격수 자리에서 빠지고 3루수로만 뛰기 시작한 건 아찔한 사고 이후부터다. 강정호는 2015년 9월 18일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서 유격수로 나서 1회초 수비 때 병살 플레이를 시도하다 상대 주자 크리스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에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쳐 결국 수술대까지 올랐다.
이후 강정호는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을 포함해 유격수로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다. 강정호가 23일 탬파베이전에서 유격수로 출전하면 부상을 당했던 2015년 이후 1282일 만에 유격수로 나서게 된다.
허들 감독이 강정호의 ‘유격수 카드’를 실험하는 건 팀 내 주전 유격수 자원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에릭 곤살레스가 주전 유격수를 맡을 예정이고, 케빈 뉴먼이 백업 유격수로 나선다. 이미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찬 강정호가 유격수까지 수비 활용 폭을 넓히면 허들 감독의 시즌 구상은 훨씬 편해진다. 강정호와 3루수 경쟁에서 밀린 콜린 모란도 3루수와 1루수를 병행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