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신화 그림 새겨진 가야 유물 첫 출토

2019-03-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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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서 난생 신화 형상화한 그림 새겨진 토제방울 나와

[문화재청]

가야 건국신화 그림이 새겨진 유물이 처음 발견됐다.

그동안 문헌에서만 나오던 건국신화 모습이 유물에 투영돼 발견된 최초 사례다.

문화재청은 대동문화재연구원에서 발굴조사 중인 사적 제79호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5세기 말부터 6세기 초 사이에 조성된 대가야 시대 소형 석곽묘 10기와 석실묘 1기가 확인되고, 가야 시조가 탄생하는 장면을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 6종이 새겨진 직경 5㎝가량의 토제방울 1점과 소형 토기, 화살촉, 어린아이 두개골 편 등 유물도 함께 출토됐다고 20일 밝혔다. 고령군은 이날 발굴 현장에서 이번에 출토된 유물들과 현장을 일반에 공개했다.

고령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신청한 ‘가야고분군’의 하나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 내 탐방로 조성과 안전관리 등을 위한 무인감시카메라 설치를 계획하면서, 사업에 앞서 지난 2월부터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 발굴된 소형 석곽묘 10기와 석실묘 1기 중 제1호 석실묘의 경우 6세기 초에 축조된 고령 지역에서 발견된 가장 이른 시기의 횡혈식 무덤으로 추정된다. 대가야 시대의 묘제는 수혈식(구덩식)에서 횡혈식(굴식)과 횡구식(앞트기식)으로 바뀌는 가운데, 이번에 발견된 곳이 이러한 변천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학술적 의미를 갖고 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토제방울 1점은 5세기 말경 조성된 대가야 소형 석곽묘에서 나왔다. 어린아이가 묻힌 이 석곽묘 규모는 길이 165㎝, 너비 45㎝, 깊이 55㎝ 정도로 토제방울 외에 소형 토기 6점, 쇠 낫 1점, 화살촉 3점, 곡옥 1점 등과 어린아이의 치아와 두개골 편이 함께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함께 묻힌 토기나 철기가 대가야 물품으로 생활용품으로 제작된 이 토제방울 역시 대가야의 것으로 추정했다.

직경 5㎝가량의 토제방울에는 거북, 관을 쓴 남자, 춤추는 여자, 하늘을 우러러보는 사람 등을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6개의 독립적인 그림이 방울 표면에 선으로 새겨 있다.

각각의 그림은 하나하나가 가락국기에 나오는 건국신화 내용으로 대가야 건국신화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이번 토제방울에 새겨진 그림을 통해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나오는 건국신화는 더 이상 금관가야만의 전유물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발굴로, 알에서 시조가 태어났다는 난생설화는 가야지역 국가들의 공통적인 건국신화에 담긴 핵심요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토제방울에 새긴 그림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여러 가야의 건국신화를 재조명할 증거자료로 가야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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