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청년상인 육성 공염불…청년몰 모집점포 60% 미달

2019-03-1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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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원 넘게 쓰는데…지방 시장 지원자 태부족

“유동인구 적은 지방 시장에 누가 입점하겠나”

서울시 양천구 재래시장인 신영시장.[사진=연합]


정부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청년몰 조성 사업이 지원자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청년 상인을 육성해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였지만, 지방 시장 위주로 제공되는 열악한 입지와 수요 예측 실패로 예산만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해 11월부터 총 175개 점포에 입주할 청년상인을 모집했지만 지원 점포 수는 66개에 그쳤다. 60% 넘는 점포가 지원자를 채우지 못하면서 전체적인 일정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청년몰 신규 조성을 위해 책정된 예산은 작년에만 112억5000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그나마 지원한 점포도 서울에만 집중됐다는 데 있다.

올해 개장 예정인 청년몰은 서울 동대문(경동시장)을 제외하면 강원 삼척(삼척중앙시장)·정선(사북시장)·속초(설악로데오상점가), 경남 김해(김해동상시장), 전북 진안(진안고원시장)·완주(완주삼례시장), 제주(제주중앙로상점가), 울산 남구(신정평화시장) 등 모두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반면, 이번 지원에서는 서울 경동시장에만 청년상인이 몰렸고, 지방 시장에 입점하려는 수요는 턱없이 부족했다. 한 지역 시장의 경우 20개 점포 모집에 1개 점포만 지원하기도 했다.

중기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추가 모집을 진행하면 청년상인을 입주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애초에 수요 예측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인테리어나 홍보 마케팅 비용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장사가 안 되는 지방 전통시장에서 사업할 청년들이 얼마나 있겠냐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청년몰 사업에 참가했던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지원을 해준다고 하지만 (유동인구가 적은) 입점 위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추가모집에서도 지원자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지방 전통시장의 경우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청년몰은 2016년 14개 시장, 2017년 12개 시장에 조성됐고, 2018년에는 9개 시장에 조성을 확정했다. 이곳에 입주한 청년상인의 폐점 사례가 늘어나 문제점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이제는 지원자가 부족해 신규 청년몰에 들어갈 청년상인을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기부는 2019년 예산에도 청년몰 5곳 신규 조성을 위한 37억원을 배정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올해는 청년몰 신규 조성 수를 이전보다 줄였다. 이미 조성된 청년몰을 위한 사후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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