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적 달동네인 성북구 '북정마을'의 재개발에 속도가 붙는다. 북정마을 인근에 위치한 신월곡1구역에 용적률 일부를 주고, 북정마을 지역주민이 신월곡 1구역의 아파트를 분양 받는 등 개발수익을 얻는 식이다. 성북2구역과 결합개발이 추진되는 신월곡1구역은 성매매 집결지인 '미아리 텍사스'로 잘 알려진 곳이다.
14일 서울시는 북정마을로 불리는 성북2구역과 인근 신월곡1구역 결합정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성북2구역은 원지형과 풍경을 유지하기 위해 저밀개발을 하고 남는 용적률을 고밀개발이 가능한 신월곡1구역으로 이양하는 형태가 골자다. 성북2구역이 용적률 80%를 신월곡1구역에 넘기면 신월곡1구역이 이를 활용해 얻은 개발 수익을 성북2구역에 나눠주는 것이다. 이렇게 두 개의 재개발 사업지가 용적률과 수익을 서로 주고받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애초 성북2구역을 전면 철거해 한옥과 저층 테라스하우스를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2015년 도시계획위원회가 마을 원형 유지를 위해 정비 유형을 전면 철거형에서 수복형으로 바꾸면서 계획을 변경했다. 변경안은 작년 7월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고, 공동정비지구 경계와 규모를 축소하는 등의 조정과정을 거쳐 이날 고시됐다. 재개발 추진 8년 만이다.
변경된 정비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성북2구역의 용적률을 90%로 제한하고, 결합 개발에 따른 용적률 80%를 신월곡1구역에 적용해 신월곡1구역 용적률을 600%에서 680%로 올렸다. 성북2구역은 신월곡1구역에 이양한 결합용적률 80% 중 48.5%의 개발이익을 저층주거지를 정비하는 데 사용한다.
예컨대 48.5%에 해당하는 용적률에 대해 지역주민의 일부가 신월곡1구역에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그에 해당하는 비용을 받아 성북2구역 정비사업비로 활용할 수 있다.
이번에 변경한 성북2구역 정비계획은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는 재개발을 통해서도 역사문화자원을 보존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모색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서울시는 이번 사례를 시작으로 도심 내 지역특성별 정비계획 방식을 다양화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이번 정비계획 변경 결정․고시를 통해 새로운 정비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개발과 보존이라는 두 가지 입장에서 주민 갈등으로 정체되어 있는 정비구역에 적용될 수 있는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신월곡1구역은 건축위원회 및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거쳐 사업시행인가를 준비 중으로, 올해 내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