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분야에서도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중국 내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차도 새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 합작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웨다그룹 "현대차 기술력 세계 최고 수준"
옌청시는 웨다그룹 본사가 소재한 지역이다.
왕롄춘(王連春) 웨다그룹 이사회 주석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국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수소차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유기업인 웨다그룹의 공산당 위원회 서기를 맡고 있는 왕 주석은 그룹 내 1인자다.
왕 주석은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세계 정상급"이라며 "이미 넥쏘의 수소차 모델을 개발해 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의 기술력과 웨다그룹이 보유한 자원을 결합한다면 수소 연료전지와 관련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며 "합작 범위를 완성차 영역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웨다그룹은 중국 정부가 선정한 520개 중점 국유기업 중 한 곳으로, 자동차·기초설비·에너지·전력 영역의 30여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웨다기아의 지분 25%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이미 현대차와 인연의 끈을 맺고 있는 셈이다.
왕 주석은 "옌청시는 둥펑웨다기아 등이 소재한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이며 (지난해 중국 국무원으로부터) 한·중 산업원 비준을 받았다"며 "산업원 내에 수소 연료전지와 관련 재료, 부품, 동력 시스템, 수소차 생산 단지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는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둥펑웨다기아를 통해 (수소차 합작 관련) 요청이 들어왔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진행 중인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
왕 주석은 "연내 옌청시에 넥쏘 수소차 모델 200대를 들여와 시범 운행하며 연구개발(R&D)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의 수소저장장치 규격 등이 중국 기준과 달라 논의가 필요하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도 "차량 등록 등 규제 사항이 달라 당장 수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지만, 왕 주석은 "정부에 특별 허가를 요청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현대차, 中 시장 반전 모멘텀 필요
수소차는 기존 전기차 대비 주행거리가 길고 충전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넥쏘 수소차 모델의 경우, 충전 시간이 5분에 불과하고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600㎞ 이상이다.
이 때문에 중국도 수소차 도입에 적극적이다. 전기차에 이어 수소차 분야에서도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2020년까지 수소차 5000대를 시범 운행하고 2025년 5만대, 2030년 100만대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소차 충전소도 2020년 100개, 2025년 300개, 2030년 1000개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전 세계의 수소차 판매량은 1만대 안팎에 불과하다. 중국에서 수소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경우 판매량이 급증할 수 있는 구조다.
중국에서 실적 악화에 신음하고 있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현대차의 중국 내 판매량은 2013년부터 4년 연속 100만대 이상을 기록하다가 2017년 78만대, 지난해 79만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 1공장 가동 중단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반전 모멘텀이 필요한 만큼 급성장이 예상되는 수소차 시장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아직은 합작 파트너 물색에 미온적이지만 필요한 시점이 올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