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설비투자액이 5년 만에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경기회복 지연으로 국내 기업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서면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전체 설비투자액은 4년 새 40조원이나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기업들의 예상 설비투자액은 170조원으로 지난해보다 6.3%(11조5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예상 설비투자액의 연간 집행률은 2014년 100.6%, 2015년 97.8%, 2016년 98.4%, 2017년 104.4%, 지난해 91.8%로 당시 경제상황이나 업황에 따라 일부 투자계획을 수정했지만 당초 계획을 크게 뒤집지는 않는다. 지난해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예상보다 실제 투자 집행을 줄였다.
문제는 중소기업의 설비투자가 전체 기업의 투자흐름과 달리 매년 큰 폭으로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설비투자액은 전년보다 7조3000억원, 올해는 지난해보다 6조1000억원을 줄였다.
특히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설비투자를 적극적으로 줄였다. 300인 미만 기업의 설비투자액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300인 미만 기업의 설비투자액은 15조4000억원으로 2014년과 비교해 17조9000억원 급감했다. 반면, 덩치가 큰 5000명 이상 기업의 설비투자액은 같은 기간 77조원에서 104조5000억원으로 27조5000억원 늘렸다.
올해 전체 투자액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115조1000억원으로 4년 전과 비교해 41조7000억원 줄었다. 그간 수출과 투자 등 최근 경제를 견인한 산업 부문을 제외하면 기업 전반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의미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렵다 보니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몸집을 줄이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투자를 촉진할 근본적인 해법이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