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이강(易綱) 은행장이 10일 열린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중국 통화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현지 경제매체 동방재부망(東方財富網)이 보도했다.
이 은행장은 다만 "중국은 은행 지준율을 인하할 여유는 있지만 지난해보다 여유가 훨씬 줄었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한 해동안 네 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인하해 은행권의 대출 자금 여력을 늘려주고 있다. 올 들어서도 지난 1월 15, 25일 두 차례에 나눠 금융기관의 지준율을 각각 0.5%포인트씩 인하했다. 시장은 인민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올 한해 3~4차례 추가 지준율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중국의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수준의 지준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매체가 전했다.
통화 정책에 대해서 이 은행장은 "통화정책에서 ‘중립’이라는 수식이 삭제됐지만, '온건'이라는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온건한 통화정책은 ‘주기적 조절’과 ‘총량의 긴축 정도’에서 나온다면서 올해 긴축 정도는 총통화(M2) 증가세,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일치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정부공작보고와 비교해보면 올해 중국은 통화 정책과 관련해 '중립(중성)유지'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경기 상황 변화에 대응해 적절한 시기, 적절한 수준의 통화 완화정책을 펼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은행장은 이날 앞으로의 지준율 계획도 밝혔다. 대형은행과 중형은행, 소형은행 등 규모에 따라 지준율을 세 단계로 차등 적용하는 체계로 점차 도입해나갈 것이라면서 지준율 체계를 좀 더 분명하고 투명하게 만들기 위해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연관해 그는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금융업 개방 시간표는 자국 개혁·개방 수요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중국 금융시장 개방은 자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