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트럼프 "베트남 번영은 北에 본보기"...국가주석·총리와 회담

2019-02-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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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생각만 잘 하면 무슨 일 일어나는지 보여줘"…김 위원장에 '핵포기' 결단 촉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7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주석궁에서 응우옌푸쫑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베트남통신(VN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베트남 지도자들을 만나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베트남 주석궁에서 응우옌푸쫑 국가주석과 만나 베트남이 이룬 경제번영을 높이 평가하며, "베트남은 북한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에 핵을 포기하고 베트남의 길을 가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응우옌푸쫑 주석과 확대 양자 회담을 한 뒤 정부청사에서 응우옌쑤언푹 총리와 회담 및 업무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무역 관련 서명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응우옌푸쫑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베트남의 경제적 번영을 높이 평가하며 "베트남은 정말이지 생각만 잘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업률을 비롯한 모든 (경제지표) 수치들이 역사적인 수준으로 긍정적"이라며 "나는 베트남이 이룬 것을 보고 있고 베트남이 이룬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응우옌푸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에 대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현실화할 수 있는 북·미 관계의 '본보기'로 규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핵 담판을 앞두고 베트남 지도자들을 만나 경제 번영을 강조한 건 핵무기를 포기한 북한에 펼쳐질 잠재적 미래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베트남은 베트남전(1964∼1975년)을 거치며 미국의 적국이 됐으나 종전 20년 만인 1995년 미국과 국교를 다시 맺으며 관계를 정상화했다. 이 과정에서 1985년부터 베트남전 실종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미국과 본격 협력하기 시작한 것이 적대 관계 청산 및 관계 정상화로 가는 신뢰 구축의 본격적인 출발점이 됐다. 베트남은 2016년 사실상 미국의 마지막 제재라고 할 수 있는 무기금수에서도 벗어났다.

그 사이 베트남은 7%대 성장세를 유지하며 1인당 소득을 북한의 2배로 불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응우옌푸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북한에 '베트남의 길'을 제시했다. 그는 "베트남은 지구상에서 흔치 않게 번영하고 있다"며 "북한이 비핵화하면 매우 빨리 똑같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잠재력이 굉장해 내 친구 김정은에게는 역사상 다른 곳에도 비견할 수 없는 훌륭한 기회"라며 "우리는 곧 알게 될 것이다. 매우 흥미롭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내 친구'라는 표현을 쓰며 베트남과 같은 경제 번영을 위한 기회를 강조한 건 핵무기 포기라는 결단을 촉구하는 동시에 그에 따른 보상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측에서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지휘해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해 6~7월 3차 방북 후 들른 베트남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기회를 잡는다면, 미국과의 정상적 외교 관계와 번영으로 가는 베트남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은 베트남과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는 북한과도 같은 수준의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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