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위 시장을 공략하라."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2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경제 교류' 확대를 약속함에 따라 대기업과 스타트업(혁신형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초기 창업 기업)의 진출도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정상회담 후 열린 '국빈 만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 인도 시장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앞서 모디 총리는 이재용 부회장·정의선 수석부회장 등을 국빈 만찬에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文대통령, 세기의 핵담판 앞두고 '세일즈 외교'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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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도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경제 협력' 강화였다. 핵심은 한국의 '신(新)남방정책'과 인도의 '신동방정책'의 시너지 확대다. 양국 정상은 이를 위해 4차 산업혁명은 물론, 국방·방산 분야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도는 세계적인 '4차 산업혁명' 강국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가 △인공지능 △로보틱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연구 및 상용화 협력과 △헬스케어 △전기차 등 분야의 연구·개발(R&D) 추진에 뜻을 모은 것도 이런 까닭이다.
인도 시장은 한국 기업에 매력적인 시장이다. 국토면적은 약 328만㎢로, 한반도의 '15배가량'에 달한다. 인구는 '13억 명(세계 2위)'을 웃돈다.
이 중 생산가능 인구는 '8억5000명' 수준이다. 중산층은 '6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 못지않은 '거대한 내수시장'인 셈이다. '풍부한 노동력'과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지정학적 이점'도 지니고 있다.
최근 인도의 성장세는 눈부셨다. 2015년 8.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인도는 지난해까지 '7.1%→6.7%→7.6%'로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도로·전력·수자원 등 '인프라 부족'과 '부정부패' 등에 따른 비효율은 약점으로 꼽힌다. 모디 총리가 2014년 취임 후 '모디노믹스'를 통해 적극적인 제조업 부흥과 확대 재정정책을 펼친 이유다.
'금리 인하'에 따른 기회 요인도 충분하다.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6.25%로 결정했다. 자국 내 경기 부양을 위한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크다. 한국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적기라는 의미다.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이날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을 약속, 한국 기업의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문 대통령은 "모디 총리는 한국 기업의 투자가 '인도 제조업육성(Make in India)'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수입 규제 완화'와 '원산지증명 전자교환' 등의 무역환경 개선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한·인도 간 '스타트업' 간 교류·협력도 강화한다. 문 대통령은 "올해 안에 설치하는 '한·인도 연구혁신협력센터'와 '한·인도 미래비전전략그룹'에 대한 높은 기대를 공유했다"며 "앞으로 인공지능·로보틱스·정보통신기술(ICT) 연구와 상용화·헬스케어·전기차 공동 연구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인도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형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의 GDP 규모가 2020년 3조30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 경우 인도는 식민종주국이었던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등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 대기업의 사업 방향은 '글로벌 산업 사이클'과 '정부 정책'의 공조"라며 "결국 4차 산업혁명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한·인도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계기로, '중국'과 '일본'이 선점한 인도 시장을 탈환할지 주목할 대목이다.
중국은 전기·전자 기업의 적극적인 진출로, 인도의 수입시장 점유율을 2011년 11%에서 2017년 16%로 높였다. 1980년대부터 인도를 공략한 일본은 5000개 기업이 인도에 진출해 있다. 2000년 이후 누적 투자액만 292억 달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