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 주가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9%가량 올랐다. 외국인이 같은 기간 사들인 대한항공 주식은 830억원어치에 달했다.
외국인은 2018년 말부터 꾸준히 대한항공 주식을 담고 있다. 행동주의펀드로 불리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KCGI)이 한진그룹 상장사 지분을 확보한 시기도 이 무렵이다.
대한항공 주가는 2018년 10월 12일 52주 최저가(2만5050원)를 기록한 후 지금까지 40% 넘게 올랐다. KCGI가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도 이를 위한 한진칼 경영발전방안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와 내부통제 개선, 배당 확대 방안이 함께 제시됐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KCGI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기존 경영진도 주주로부터 지지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동주의 투자를 표방하는 자산운용사도 늘어나고 있다. 수탁자책임원칙(스튜어드십코드)에 참여 의사를 밝힌 국내 기관투자자는 81곳이다. 참여 예정 기관투자자까지 더하면 120곳이 넘는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얼마 전 현대홈쇼핑에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 이 운용사는 2016년 12월 이후 4차례에 걸쳐 이런 내용을 담은 서신을 현대홈쇼핑에 전했다.
현대홈쇼핑 주가는 2018년 11월 13일 8만96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전날 주가는 10만3500원으로 20% 가까이 뛰었다.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은 키스코홀딩스와 아트라스BX에도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 키스코홀딩스와 아트라스BX 주가도 나란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
미국계 행동주의펀드인 SC펀더멘털은 페트라자산운용과 함께 소주 '좋은데이'를 만드는 무학 지분을 매입했다. 무학 주가는 올해 들어 11%가량 뛰었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행동주의가 퍼져나갈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며 "대주주 지배력이 약한 주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