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 단지 시세는 직전 고점 대비 2억~3억원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매수세가 끊기고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8㎡는 지난해 최고 18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3억원가량 내린 15억원대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전용 76.8㎡)도 대책 발표 전 19억1000만원에 팔렸으나 최근 호가가 16억5000만~17억원으로 떨어졌다. 신천동 잠실파크리오도 최근 일주일 새 2000만~3000만원 하락하는 등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대 헬리오시티 입주 영향이 컸다.
최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서울은 -0.07%를 기록해 14주 연속 하락했다. 2013년 이후 최장 기간 하락이다. 특히 강남구(-0.16%), 송파구(-0.05%), 서초구(-0.15%), 강동구(-0.19%) 등 강남4구 일대는 재건축 예정 단지 및 고가 단지 등에서 뚜렷한 가격 조정이 이뤄졌다.
급매물은 오는 4월 개별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를 앞두고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일(6월 1일)을 앞두고 매물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매수 대기 수요 또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잠실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이 가격을 내려 매물을 내놓아도 매수자들의 반응이 없다"며 "정부의 대책 효과가 여전해 수요자들이 눈치를 더 볼 것"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12월말 기준 개포·반포·잠실 등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역대 최고점인 지난해 10월(166조6222억원) 대비 3조5356억원 떨어졌다. 다만 2017년 말 시총(142조3732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특히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시총 하락을 주도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 강남4구의 시총은 149조1021억원으로 10월 고점(152조7747억원)보다 3조6726억원 감소했다. 구별로는 서초구 재건축 시총이 같은 기간 37조9532억원에서 35조9824억원으로 2조원가량 줄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9·13 대책을 비롯한 기존 대출 규제에다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 등으로 투자 목적의 수요자들은 물론, 실수요자들도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매매시장이 한동안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