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 2002년에 개봉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옵니다. 주인공 존 앤더튼이 센서가 달린 장갑을 끼고 거대한 스크린 앞에서 홀로그램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SF 영화에서나 봤던 3D 홀로그램은 이제 현실이 돼 가고 있습니다. 홀로그램을 단순히 구현하는 단계를 넘어서, 만질 수 있는 단계로까지 나아가고 있는 것이죠.
지난달 15일 삼성전자가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취득한 '3D 디스플레이 장치' 특허는 바로 이러한 내용입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과 연결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장치로, 받침대와 비슷하게 생긴 부분을 제외하면 기존의 모니터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3D 홀로그램 뿐만 아닙니다. 과거에는 상상 속 테크놀로지로만 생각되던 것 중 상당수가 이미 현실에서 실체화되고 있습니다.
로봇 상단에 마련된 탑승석에 앉으면, HMI(Human Machine Interface) 기술을 통해 탑승자의 움직임을 그대로 재현합니다. 현재까지는 상체만 조종할 수 있지만 팔과 손목, 손가락 관절의 움직임까지 컨트롤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고난이도 기술인 이족보행 또한 제대로 구현했습니다. 이전의 거대로봇의 경우 무게 중심을 잡기가 어려워 무한궤도를 통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두 다리를 이용해서 인간처럼 걷게 될 경우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활용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합니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지난 2017년 직접 메소드에 탑승한 뒤 찬사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아마존 또한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데 일조한 바 있습니다. 아마존은 지난해 1월 시애틀에 무인 점포 '아마존 고'를 열었습니다. 2006년 IBM의 광고 속에서 등장했던 무인 점포가 실제로 일반에 공개된 것입니다.
'노 라인, 노 체크아웃'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입구에서 스마트폰만 태그하면 됩니다. 별도의 결제 과정 없이 원하는 상품을 가지고 나오면 저절로 아마존 계정에 결제대금이 청구됩니다.
뉴욕타임스는 아마존 측의 사전 동의를 받고, 물건을 훔치려고 시도해보기도 했습니다. 음료 4병을 쇼핑백으로 꽁꽁 싸맨 채 나왔지만 결과는 허사였습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힘이죠.
현실이 픽션을 닮아가는 것은 왜일까요. 수많은 기술자와 개발자 또한 SF소설이나 영화에서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애플은 1968년 개봉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나온 '뉴스패드'를 보고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대해 영감을 얻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삼성전자는 2012년 애플과의 태블릿 PC 소송전에서 이 영화를 사례로 들며, 아이패드는 애플의 독창적 발상이 아니라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