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수사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가 누설한 것이 있다면 청와대의 비리를 누설했지, 비밀을 누설한 것이 아니"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김진태·김용남 의원과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도 참석했다. 김 전 수사관이 폭로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지난달 21일에 이어 두 번째다.
또한 김 전 비서관 지지자들도 몰려 그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김태우 화이팅" 등 구호를 외쳤다. 안상수 의원은 "김 수사관의 용기와 애국심에 국민 여러분과 함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국당 정치인들이 김 수사관을 앞으로 지켜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언주 의원은 "김 전 수사관을 마치 범죄자인 것처럼 몰면서 수사·소환하는 것에 분노하며 검찰은 권력에 편에 서서 수사하는 게 아니라 헌법 가치를 위해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수사관은 "2018년 7월 25일 오전 11시 11분, 특감반장 이인걸은 저를 포함한 검찰 출신 특감반원 4명에게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언론기사 링크를 올렸다"며 "그 기사 내용은 드루킹이 60기가 분량의 USB를 특검에 제출했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김 전 수사관에 따르면, 이 전 특감반장은 "이거 맞는지 USB에 대략 어떤 내용 있는지 알아보면 좋겠는데"라고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지시를 내렸다. 이어 13분 뒤 박모 특감반원이 "USB 제출은 사실이고, (그 USB 자료의 내용은) 김경수와의 메신저 내용 포함하여 댓글 조작 과정상 문건이라고 합니다"라고 보고했다.
김 전 수사관은 "특감반장이 특감반원들에게 지시한 텔레그램 지시내용과 박모 특감반원의 보고내용은 제 휴대폰에서 발견됐다. 증거가 완벽히 보존돼 있다"며 "서울동부지검은 주저하지 말고 이 전 특감반장을 소환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특감반장에게 위와 같은 지시를 시킨 사람이 누군지 저는 알고 있지만 수사로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만약 누설행위가 있다고 하더라도 저는 국가적 기능을 정상적으로 복원시키기 위하여 청와대의 직권남용과 불법 감찰, 직무유기, 공무상 비밀누설 행위를 국민들께 고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전 수사관은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검찰로 복귀 조처된 뒤 특감반 근무 당시 특감반장과 반부패비서관, 민정수석 등 '윗선' 지시에 따라 민간인 사찰이 포함된 첩보를 생산했다는 주장을 해왔다. 김 전 수사관은 청와대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그를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12일 오전 수원지검에서 조사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