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이 주목하는 최대 이벤트는 미중 무역협상이다.
미중 무역전쟁 90일 휴전이 끝나기 전에 개최될 것으로 전망됐던 미중 정상회담이 불발됐다는 소식에 시장의 불안감은 커진 상황이다.
CNBC는 9일(이하 현지시간) 이번 주 시장의 최대 재료는 미중 무역협상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함께 14~15일 중국 베이징을 찾아 류허 중국 부총리와 2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인다. 11일부터는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와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이끄는 차관급 협의가 먼저 시작된다.
지난달 30~31일 기대를 모았던 1차 고위급 협상은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끝났다. 협상의 핵심의제인 중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두고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해서다.
휴전 종료 시점이 3주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시장은 초조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월 1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3월 2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경고해왔다.
회담 전망을 두고는 경계심이 크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이달 앞서 양측의 의견이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무역전쟁 재개를 피하기 위해 휴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글로벌 투자관리회사인 코닝의 존 타운스윅 주식 전략가는 CNBC에 “매우 중요한 거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기대를 관리하는 과정이다. 시장은 긍정적인 뉴스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긍정적 뉴스가 나오지 않으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셧다운 재개 여부
미국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재개 여부가 이번 주 결정된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오는 15일까지 시한부 임시 예산안을 합의해 사상 최장 기록을 썼던 셧다운을 중단한 바 있다.
양측이 15일 이내 다시 예산안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2차 셧다운이 시작될 수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 상하원 의원 17명으로 구성된 상하원 양원 협의체는 이번 주 초에 합의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예산안에 멕시코 장벽건설을 포함해 남부 국경안보 예산을 포함하되 그 액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했던 57억 달러보다 훨씬 낮은 13~20억 달러 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할지다. 예산안 통과를 위해서는 상하원 표결 후 대통령의 서명이 필요한데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셧다운을 마다하지 않겠다면서 멕시코 장벽 예산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35일에 걸친 1차 셧다운에서 '완패'하면서 정치적으로 직격탄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시 고집을 부리기 어려울 수 있다고 PBS뉴스는 전했다.
◆주요 기업들 실적 발표
시스코, 엔디비아, 코카콜라, 펩시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번 주 예정돼 있다. 이번 주에만 S&P500 편입 기업 중 60곳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지금까지 실적 발표를 마친 기업들의 경우 실적 증가율이 전년비 16%를 기록하면서 선전했지만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은 먹구름이 짙다. 타운스윅 전략가는 "지난해 기업들의 강력한 실적은 법인세 인하 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면서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나빠 보이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지표·연준 위원 연설
이번 주에는 미국의 경제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가 연달아 발표된다. 13일에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4일에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지난해 12월 소매판매가, 15일에 지난해 12월 산업생산이 각각 나온다.
또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와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다. 연준이 1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추가 금리인상에서 인내심을 거듭 강조하는 가운데 시장은 연준 내 분위기를 엿보기 위해 이들 정책위원들의 입을 주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