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비하' 논란에 휩싸였던 이탈리아 명품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 이하 D&G) 광고 속 모델이 침묵을 깨고 언론에 입을 열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D&G 홍보 영상을 찍었던 모델 줘예(활동명)가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를 통해 D&G가 중국을 모욕하는 듯한 광고를 내보내 중국에서 역풍을 맞은 지 2개월 만에 당시 비하인드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후 장쯔이(章子怡), 리빙빙(李冰冰), 황샤오밍(黃曉明), 왕쥔카이(王俊凱) 등 연예인들이 패션쇼 불참을 선언하면서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패션쇼가 취소됐다. 중국의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자사 제품이 줄줄이 사라지는 등 된서리를 맞자 회사 창업가들이 중국어로 '미안하다(對不起)'고 말하는 사과 영상을 공개했지만 중국 내에서 여전히 D&G 보이콧이 일고 있다.
줘예는 "D&G 홍보 영상 촬영은 내 평생 한 결정 중 가장 잘못된 선택"이라면서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돌아갈 뻔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지난해 11월 12일 촬영 당일에서야 모델이 저 한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이탈리아인이었다"고 그때 상황을 생생히 전했다. 촬영감독은 그때까지도 광고 영상에 대해서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촬영 감독이 갑자기 줘예에게 카놀리(작은 파이프 모양으로 튀긴 후 크림으로 속을 채워 만든 이탈리아 페이스트리)를 젓가락으로 집어보라고 주문했다. 줘예가 카놀리를 젓가락으로 집지 못하자 피자로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줘예는 당시 이를 이상하게 여겼을 뿐 젓가락을 이용해 먹는 행동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이것이 개인이 아닌 국가적 이미지, 중화민족의 문화를 대표하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영상 촬영 종료 후였다면서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당시 많은 중국 누리꾼들은 줘예에게 "애국심이 결여됐다", "중국인이 맞냐", "중국인으로서 할 수 없는 행동" 등 비난 공세를 퍼부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줘예는 자신의 SNS를 비공개로 전환했을 뿐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그가 2개월 동안 침묵을 지키는 이유를 공개하지 않아 중국 누리꾼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줘예의 상황을 이해한다", "어쩔 수 없었을 것이지만 앞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모델로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길 바란다", "힘내거라" 등 옹호론과 "이 정도는 알고 있었어야 한다", "이제 와서 해명글을 올리는 의도가 무엇인가", "중국에서 나가라" 등 반박이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