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연일 미국 기업에 벌금 폭탄을 안기고 있다. 이번엔 글로벌 카드회사인 마스터카드다.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EC)는 22일(현지시간) 수수료 관련 불공정 거래를 차단하고 EU 역내 소매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5억7000만유로(약 7326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스터카드는 카드 소지자와 연결된 은행(A)과 가맹점과 연결된 은행(B) 간 거래에 대해 상호교환수수료(interchange fee)를 부과한다. 가맹점이 A가 정한 수수료가 아닌 B의 수수료를 지불함으로써 역내 가맹점 간 경쟁에서 이익을 얻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EU는 문제점을 인식한 뒤 지난 2015년 12월, 역내 시장 평준화를 위해 수수료에 제한을 두는 규정을 통과시켰다. 마스터카드와 비자는 직불카드와 신용카드의 경우 유럽 내 수수료를 각각 거래 금액의 최대 0.2%와 0.3%로 제한하기로 했다.
마스터카드는 해외 이용 부문에서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는 만큼 7년간 반독점 관련 분쟁을 겪고 있다. 2016년에는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 세인스버리와의 정산수수료 분쟁 소송에서 패소, 영국 및 EU법을 위반했다며 6900만파운드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FT는 EC의 이번 결정에 따라 EU 내 가맹점과 고객은 법원을 통해 마스터카드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마스터카드는 항소 기회를 갖고 있지만 EC의 조사 결과와 과실을 인정하고 전체 벌금 중에 10%를 감면받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편 하루 앞선 21일에는 프랑스 정부가 개인정보 보호 관련 규정 위반을 이유로 미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정보기술(IT)인 구글에 5000만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개인정보보호법(GDPR)에 따른 결정이지만 위반할 경우 전 세계 매출액의 최대 4%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만큼 미국 IT 공룡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