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합산규제될까…미디어환경 변화 '변수'

2019-01-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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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방이 소위원회, 합산규제 재도입 관련 심사 재개

"중소PP에 불리한 환경 조성 우려"VS "글로벌 미디어 공룡 대항"

[사진=연합뉴스]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재도입 기로에 섰다. 독과점 사업자의 탄생을 우려하는 케이블업계의 목소리와 글로벌 미디어 업계가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규제 재도입은 불필요하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는 재도입의 필요성을 심사하기 위한 소위원회를 개최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합산규제에 대한 의견청취와 법률 개정안 등을 심사한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특정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시장을 33.3% 이상(가입자 기준) 점유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지난 2015년 3년을 기한으로 도입됐으며 지난해 6월 연장되지 않고 일몰됐다. 그러나 일몰 전 이와 관련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재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특히 재도입 찬성 측은 위성방송사업자만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현재 케이블사업자는 방송법에, IPTV 사업자는 'IPTV법'에 따라 특정 사업자가 시장 점유율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받는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해외 플랫폼에 대응해 국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오히려 방송사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중소PP의 경우 협상력이 약화돼 콘텐츠 다양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위성방송은 방송·인터넷 케이블을 설치하기 어려운 오지 지역의 방송서비스 격차 해소를 위해 만들어진 공익적 기능이 있기 때문에 직접 비교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합산규제 부활에 반대하는 쪽은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공룡들이 대규모 자본을 등에 업고 콘텐츠 시장을 잠식하는데 규제에 가로막힐 수는 없다는 것이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사실상 KT의 시장 확장을 저지하기 위한 정책으로 풀이됐다. KT IPTV와 KT스카이라이프의 합산 점유율은 30%를 웃도는 수준으로 33.3%에 근접했기 때문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는 어려웠다.

때문에 케이블업계가 합산규제에 적극 찬성하는 가운데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사업자들은 뒷짐을 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유료방송업계에 M&A가 촉발되면서 각 사업자들의 이해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KT가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딜라이브 인수에 관심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21일 열린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서 "유료방송시장 재편이 잘 이뤄지고 업계 간 경쟁이 잘 유발될 수 있도록 입법부에서 많은 의견을 청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합산규제와 관련해 "중립적 입장"이라고 발언했다.

케이블사업자들도 M&A를 앞두고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CJ헬로는 인수합병이 진행 중인 상황을 감안해 합산규제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관계부처에서도 난색을 표한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민원기 2차관은 지난해 열린 과방위 법안소위에 참석해 "자체 연구반을 통해 진행한 연구에서 규제 일몰 의견이 다수였다"며 "일몰된 법을 (도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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