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딜라이브 예비입찰 참여 소식이 전해지자 통신 및 유료방송 업계의 관심이 또다시 인수·합병(M&A) 시장에 쏠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이동통신 3사의 케이블TV 인수도 막바지에 접어들어 CMB와 딜라이브만이 새 둥지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정부와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딜라이브 채권단이 진행한 매각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예비 입찰가는 7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KT는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유료방송 시장에서 점유율 41.45%(지난해 하반기 기준)로 압도적 1위가 된다. 이미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품어 점유율 35.4%를 확보한 상태다.
업계 1위를 수성하려는 KT를 둘러싼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합산규제는 일몰됐지만, 별개로 시장 독과점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추가 조건을 붙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물인 CMB는 이통3사와 기밀유지 협약을 맺고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SK텔레콤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점유율 싸움에서 2위에 오르려면 CMB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현대HCN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기 때문에 CMB 인수에 더 적극적일 수 있다"며 "2위 싸움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LG유플러스(LG헬로비전 포함)의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24.91%, SK텔레콤(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포함)은 24.17%로 소수점 미만의 팽팽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선 큰돈을 들여 CJ헬로를 인수하고도 자칫 3위에 머물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
관건은 가격이다. CMB는 현대HCN의 전례에 따라 인수가격으로 5000억원 이상을 원하고 있다. 작업 속도는 공개입찰로 놓고 본다면 현장 실사쯤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CMB 매각은 프라이빗 딜로 진행되는 만큼 수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을 것"이라며 "대개 연말은 인사·조직 개편 철이어서 속도가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이해당사자들만 원하면 오히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