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OTT 서비스의 주요 현황과 방송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송 시장에서 OTT의 영향력은 더욱 증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등 주요 OTT 플랫폼의 매출은 전년 대비 6.4% 늘었다. 방송사업 매출이 약 4.7%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OTT 매출 증가는 OTT 유료 이용자 비율의 증가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OTT 유료 이용자 비율은 2021년 50.1%에서 2023년 57%까지 증가했다. 올해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유료 OTT 이용자 중 여러 개의 서비스를 구독하는 이용자의 평균 구독 숫자는 2.8개였으며, 지불 금액이 지난해보다 증가했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92.5%에 달했다.
다만 주요 OTT 서비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021년까지 증가세를 보였으나, 2022년부터는 등락을 거듭하는 추세다. 넷플릭스와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디즈니플러스 등의 합산 MAU는 2022년 3019만명에서 지난해 3458만명으로 늘었으나, 올해 6월 기준으로는 3239만명으로 약간 줄어든 상태다. 반면 유튜브 이용자 수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유튜브의 MAU는 2022년 4514만명에서 2023년 4565만명으로 소폭 늘었고 올해 6월 기준으로는 4625만명으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올해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난다. OTT 서비스 사용 이후 유료방송을 통한 실시간 방송 시청 시간이 감소했다는 응답자 비율은 40.5%에 달했다. 시청 채널 수는 33.9%가 줄었다. 또 현재 사용 중인 OTT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유료방송으로 대체하겠다는 비율은 최대 5.9%에 불과했던 반면, 유튜브로 대체하겠다는 비율은 최소 24.4%에서 최대 4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향후 OTT 서비스의 콘텐츠 차별화와 스포츠 독점 중계, 실시간 방송 확대 등으로 OTT 서비스의 유료방송 대체 효과가 증가할 것으로 봤다.
OTT의 부상 속 영상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도 OTT와 방송사업자 간 경쟁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만일 지상파에 콘텐츠 공급이 불가능하게 될 경우, 드라마 제작사가 선호하는 플랫폼으로는 75.5%가 OTT를 꼽아 12.5%에 불과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대비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비드라마 역시 OTT 42.1%, PP 34.2%로 OTT 선호도가 더 높았다. OTT 사업자와 거래하는 주요 34개의 제작사 중 38.2%가 PP와도 거래하는 만큼 제작사들의 OTT 쏠림 현상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광고 시장 역시 OTT를 필두로 방송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형상이 뚜렷하다. 설문에 따르면 유튜브·OTT 광고가 실시간 방송광고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인식하는 광고주가 2016년 34.3%에서 2024년 40.2%로 증가했다. 또 넷플릭스와 티빙 등 주요 OTT 서비스들이 속속 저렴한 광고요금제를 도입하고 있어 향후 OTT 중심으로 광고 시장 재편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광고 기반의 무료 실시간 OTT 채널인 'FAST(Free Advertising supported Streaming Television)'는 아직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제한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FAST 채널의 이용률은 유료방송 이용자의 34.5%에 불과했으며, 전체 이용자의 약 절반 정도가 한 달에 1~2번밖에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그러나 "FAST에 다양하고 향상된 품질의 콘텐츠가 제공되고 유료방송 등 대체 서비스의 요금이 인상될 경우 국내 시장에서도 FAST의 영향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