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인공지능(AI)과 함께 일하는 것은 더 이상 공상과학영화 속 장면이 아니다. 관련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업무 현장에 모니터링 시스템, 챗봇 등 AI를 도입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회사 내 사무 업무에 AI와 로봇기술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지난해 초부터 활용된 채권 부도 위험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지난 3년간 발생한 채권의 부도 사례를 분석해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으로, 부도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관리할 수 있다. 지난해 부도난 채권 가운데 65%를 사전에 예측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예를 들어 "빈 회의실을 찾아달라"고 입력할 경우, 질문자가 자주 사용했거나 최근 사용한 회의실의 사용 현황을 보여줄 뿐 아니라 예약까지 마치는 식이다. 휴가 사용 규정이나 진급·평가 기준, 복리후생제도 등 사규에 관한 내용에 대해서도 문의할 수 있다.
LG전자는 고객을 대상으로도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서비스 홈페이지에 접속해 '채팅상담' 버튼을 누르면, AI가 적용된 챗봇과 문자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대화를 통해 제품의 이상 원인을 파악해 방문예약, 소무품 구매 등 적합한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삼성전자 또한 이와 비슷한 챗봇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챗봇 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 플런티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 챗봇 서비스를 개시했다. 현재 삼성닷컴 등 온라인몰에서 고객에게 홈페이지와 제품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머신러닝을 통해 고객과의 대화가 많아질수록 더욱 정확한 답변이 가능하다.
세계적으로도 AI 도입 기업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21일 발표한 '2019 CIO 서베이'에 따르면 AI를 도입한 기업 숫자는 최근 4년간 270% 늘어났다. 지난해에만 1년 사이에 3배가 증가했다. 통신사의 절반 이상이 챗봇을 도입했으며, 헬스케어 기업의 38%는 컴퓨터 지원 진단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AI가 업무 환경의 일부가 된 배경에 대해 가트너는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업들이 관련 기술 구현에 더 큰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관련 분야가 급증하면서 인력 부족 문제 또한 심각해지고 있다는 토로도 나온다. 가트너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54%는 기업이 마주한 가장 큰 난관으로 전문인력 부족을 꼽았다.
크리스 하워드 가트너 수석리서치 부사장은 "마땅한 AI 인력이 없다면 통계나 데이터 관리 관련 경력을 갖춘 직원들을 교육시키는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