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문재인 대통령과 간담회를 앞둔 기업인들이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청와대로 향했다. 기업인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말을 아꼈지만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등 경제계 현안이 산적한 만큼 결연한 표정으로 간담회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2시 청와대가 주최하는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하는 기업인들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로 집결했다. 이어 오후 1시에 대한상의 측에서 준비한 버스 5대에 몸을 싣고 청와대로 향했다.
이번 행사에는 대한상의가 추천한 대기업 대표 22명, 업종을 대표하는 중견기업인 39명, 대한상의 및 지역상공회의소 회장단 67명 등 총 13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그 뒤를 이어 구광모 LG 회장이 곧바로 나타났다. 구 회장 역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채 지나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2시 39분에 대한상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정색 정장과 코트를 입은 이 부회장은 별도의 수행원 없이 혼자서 의전실에 들어섰지만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의전실을 향하지 않고 12시 57분쯤 바로 버스에 탑승했다. 남색 코트에 목도리를 한 최 회장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듯 연신 기침을 하는 모습이었다.
이밖에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 재계 최고경영자들은 말을 아낀 채 의전실로 입장했다. 박삼구 회장과 김승연 회장은 미소를 띄는 여유를 보였다.
취재진과 만난 손경식 회장은 한국경제인총협회 회장인 만큼 입을 열었다. 그는 어떤 이야기를 나눌 것이냐는 물음에 “경제 전반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건의하실 것이 있냐는 질문에는 “물론이다”라고 답했고 규제에 대한 것이냐는 질문엔 “규제도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일부 중견기업 경영진도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을 했다. 최병오 형지 회장은 어떤 내용을 전할 것이냐는 질문에 “기업인들 기 좀 살려달라고 할 것”이라며 “사양산업들, 전통산업에 신경써달라는 말을 하고 중견기업인들 규제 많이 풀어줘서 중견기업 좀 살려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경제인들은 12시 55분경 의전실에서 나와 버스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긴장된 모습으로 버스에 탄 경영인들은 버스 탑승 이후에는 다소 편안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손경식 회장과 허창수 회장은 버스 가장 앞 좌석에 나란히 앉아 밝은 표정으로 담소를 나눴고 이재용 부회장은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 옆자리에 앉아 웃으며 말을 건냈다. 정의선 부회장과 구광모 회장은 뒤에서 두 번째 줄에 앉아 짧은 대화를 나눴다. 그 앞자리에는 최태원 회장이 혼자 앉았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박정원 두산 회장도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기업인들은 오후 2시 쯤 청와대 영빈관에 도착해 문재인 대통령과 간담회를 갖는다. 대한상의는 참석 기업인들에게 사전에 질문을 받아, 정부 부처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질문지는 향후 한 권의 질문집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간담회 이후에는 기념촬영과 산책 등이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