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언론이 7~9일 사흘간 베이징에서 이뤄진 미·중 차관급 무역협상이 향후 이어질 고위급 협상을 위한 길을 닦았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10일 웹사이트에 올린 사평에서 “이번 차관급 실무진 무역협상에서 양측이 앞으로도 긴밀히 연락하기로 함으로써 향후 이어질 고위급 협상에 긍정적 기대감을 남겼다”고 강조했다.
사평은 이는 9개월 넘게 이어진 무역전쟁으로 양국이 서로의 실력과 태도, 요구를 더 잘 이해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무역전쟁이라는 강압적 수단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고, 무역전쟁으로 미국보다 중국이 훨씬 더 많은 손실을 입을 것이란 생각도 현실적이지 않음이 증명됐다고도 했다.
사평은 또 중국의 시장 개혁개방 속도는 미국이 일으킨 무역전쟁으로 늦춰지지 않을 것이며, 제 할 일을 다하는 방식으로 무역전쟁에 맞선다는 게 중국의 기본적 태도라고 강조했다. 사실 미국이 요구하는 '구조적 변화' 중 일부는 중국의 개혁 방향과 일치하는 것이라며 관세 인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시장진입 규제 완화 등은 중국이 적극 받아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중간 입장차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평은 중국의 국가제도나 이데올로기를 건드리는 미국 측 요구는 중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며, 미국도 이러한 요구를 고수할 수 없음을 이해했다고도 주장했다.
사평은 최근 무역전쟁이 미국 금융·생산·소비 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이는 무역전쟁이 '제로섬 게임'이라는 걸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사평은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을 계속해서 이어가면 제로섬 국면이 더 두드러질 것인 반면, 합의를 이루면 양국 경제를 부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중 양국이 서로 관세 폭탄을 투하하며 소모전을 벌인 후 악수하고 협력하는 게 점차 대세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사평은 차관급 협상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해서 무역협상이 완전히 타결된 것은 아니라며 향후 변수가 나타날 가능성도 경계했다. 미국 일부 엘리트 사회에서 중국에 대한 신냉전 사고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이것이 향후 무역협상 국면을 방해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