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先 북·미-後 남·북…'비핵화 대진표' 확정

2019-01-1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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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간 연쇄회담 '톱다운 외교 2.0'

"남북경협, 획기적 성장동력 될 것"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의를 요청하는 기자를 지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화가 곧 경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톱다운 외교 2.0' 시대를 예고했다. 핵심은 '북·중→북·미→남북' 정상 간 연쇄 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추동이다.
'세기의 핵 담판'인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길목에서 중국을 전격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승부수를 계기로, 평화체제를 견인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남북 경제협력의 핵심인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도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통해 문 대통령의 '한반도 신(新)경제지도'의 시계추 속도를 촉진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북제재의 뇌관'인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북·미 정상 간 대북제재 해제를 위한 상응조치 합의 여부도 안갯속이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우회적으로 견제구를 날린 대일 관계는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한반도 중재자론'도 가장 험난한 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北·中 밀월··· '先북미-後남북' 선순환 굳혔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나타난 문재인 정부 3년 차 외교·안보 정책의 특징은 정상 간 '톱다운 외교'의 대진표를 확정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북·미 정상회담이 교착 국면에 접어든 이후 우리 정부 내부에선 '북·미→남북이냐, 남북→북·미냐'를 놓고 혼선을 빚었다. 지난달 '김정은 답방'과 '종전선언' 여부가 한반도를 뒤덮은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시한 강박'에 빠진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드러난 셈이다.

각국 정상과의 회담 대진표는 '북·중 밀월'이 추동했다. 지난 7일 김 위원장의 전격적인 방중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문재인 정부도 '북·중→북·미→남북' 정상회담 시간표에 마침표를 찍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방중'에 대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라며 "'김정은 답방'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나면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둘러싼 '북·미의 힘겨루기'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국제사찰단 수용과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의 이른바 '빅딜'이 실패한다면, '톱다운 담판' 방식은 되레 부메랑으로 작용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톱다운 외교 2.0' 시대를 예고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남북 경협, 우리 경제에 획기적 성장동력"

담판 외교는 비핵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최악의 경우 물밑접촉 통로까지 막아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진 세한대 대외부총장은 "결국 문제는 미국"이라며 "대북제재 해제 범위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의 향방은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북·미 간 빅딜이 성공한다면,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속도는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도 "북한의 조건 없고 대가 없는 재개 의지로 남북이 풀어야 할 과제는 해결된 셈"이라며 "남북 경협은 우리 경제의 획기적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남북한 경제통합 분석모형 구축과 성장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7대 남북 경협사업의 향후 30년간 경제효과는 169조4000억원에 달한다.

북·미 정상회담 성과에 따라 남북 정상도 조만간 마주 앉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종전 선언도 가시권에 접어들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 경우,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를 비롯해 △환동해 에너지·자원 벨트 △환서해 물류·산업벨트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북한은 러시아와의 정상회담 추진 등을 통해 '북·중·러 삼각 체제'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대미 압박전술'이다. 이는 미국은 물론, 한·일 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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