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 무역 협상이 9일까지로 하루 연장된 가운데 이르면 이날 중 협상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베이징에서 만난 양국 대표단은 7~8일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협상 연장의 배경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중국의 추가 시장 개방 및 미국산 상품·서비스 수입과 관련해 진전을 이뤘다는 주장이 우세하지만 일부 분야는 간극을 좁히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이견이 큰 사안으로 지식재산권 보호와 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방지 등이 꼽힌다.
협상이 잘 돼서 연장된 것인지 그 반대의 경우인지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협상이 종료되면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루캉(陆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진행 중인 양국 간 무역 협상이 끝나면 관련 소식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합의한 협상 시한 90일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흘렀다.
이번 베이징 협상에서 진척을 이뤄야 후속 협상을 이어갈 수 있는 만큼 양측 모두 적극적으로 임하는 분위기다.
특히 경기 하방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의 태도가 더욱 전향적이다.
중국의 경제 컨트롤타워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지난 7일 차관급 협상 개막식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게 상징적인 사례다.
이번 협상은 제프리 게리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이 이끌고 있다.
왕 부부장은 국제무역협상 부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데 대표가 류 부총리다. 한 단계 급이 낮은 인사들이 모인 협상장에 일부러 들른 건 미국 측에 성의를 표시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이에 대해 루 대변인은 "류 부총리는 미·중 무역 협상의 중국 측 책임자"라며 "그가 협상 대표를 만난 것은 이치에 맞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양국 무역 마찰을 해결하는 데 있어 중국의 입장은 공개적이고 투명하다"며 "우리의 보이는 성의와 의지를 미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은 대외적 리스크를 조기에 털어버리기 위해 추가 협상 없는 타결을 원한다"며 "양국의 무역 갈등은 고질적인 문제라 90일 내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게 미국의 인식"이라고 말했다.
어렵게 합의에 이르더라도 미국 측이 분기별 이행 상황 점검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 타결 여부의 윤곽이 드러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