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해외 인수합병(M&A) 규모가 감소했다. 특히 미국기업과의 M&A는 최고점에 달했던 2년 전에 비해 대폭 줄어들어 무역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8일 M&A 전문 분석업체 머저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미국기업 M&A 규모가 2년전 최고치를 찍었을 때 보다 95% 급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미국을 포함한 해외 기업에 대한 M&A 전체 규모도 크게 줄었다. 앞서 7일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분석 통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 규모는 약 1054억 달러(약 117조8800억원)로 2년 연속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본의 1910억 달러에 한참 뒤쳐지는 수준으로, 이로 인해 일본은 6년만에 처음으로 아시아 인수합병(M&A) 시장을 석권했다.
이 같은 결과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장기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해외 M&A 규모는 2016년 2176억 달러(약 244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후 무역분쟁이 야기된 2017년 1367억 달러로 대폭 줄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중국 정부가 내부 성장 촉진을 위해 자본규제를 강화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그동안 미국 기업 M&A에 활발하게 나섰던 하이항그룹(HNA), 안방그룹 등 일부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요구에 따라 투자금을 회수하고, 추가 투자를 자제하는 상황이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도 지난해 미국 송금 서비스업체 머니그램을 12억 달러에 인수하려고 했지만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서 인수 계획이 무산되기도 했다.
케이위안 캐피탈의 브룩 실버스 이사는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의 M&A 시도에 엄격한 규제 조처를 취하고 있으며 중국도 자국 대기업들이 국내 투자에 집중하길 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