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이 2019년 1월 1일부터 적용된 새로 바뀐 골프 규칙에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였다. 깃대를 꽂고 퍼트를 시도하는 모습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가장 낯선 풍경이었다.
올해 처음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650만 달러)는 우승 경쟁을 떠나 규칙 개정 이후 첫 공식 대회로 관심을 모았다. 새 규칙에 아직 적응이 되지 않은 선수들은 주변의 도움을 받기도 했고, 뜻밖의 수혜자가 되기도 했다. 또 바뀐 규칙을 활용하지 못해 벌타로 손해를 보는 사례도 나왔다.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새 규칙을 적극 활용했다. 그린 위에서 대부분 깃대를 꽂은 채 퍼트를 했다. 4일 1라운드에서 기록한 6개의 버디 가운데 4개나 깃대를 꽂고 잡아냈다. ‘필드의 물리학자’라는 별명답게 첫 대회는 테스트 차원이었다. 디섐보는 “내리막 경사에 바람이 아래로 불고 있는 상황에서 깃대의 도움으로 퍼트를 성공했다”면서도 “아직은 실험하고 있는 단계”라고 조심스러워했다. 게리 우들랜드(미국)도 3라운드 15번 홀(파5)에서 깃대를 꽂고 약 20m 내리막 퍼트를 시도해 굴린 공이 깃대를 맞고 홀에 떨어져 이글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그린에서 깃대를 꽂은 채 퍼트하면 2벌타를 받았지만, 올해는 벌타가 없다. 다만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깃대 퍼트’에 대해 “아직 적응이 되지 않는다”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또 우들랜드는 새 규치에 따라 러프 속 땅에 박힌 공을 벌타 없이 구제받기도 했다.
새 규칙을 꼼꼼히 숙지하지 못해 손해를 본 선수도 나왔다. 더스틴 존슨(미국)은 5일 2라운드 4번 홀(파4)에서 러프에 빠져 있는 자신의 공이 아닌 다른 공을 쳐 2벌타를 받았다. 뒤늦게 자신의 공을 발견한 존슨은 후회했다. 새 규칙에선 동반자 동의 없이 골프공을 들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존슨은 “내 공인지 확인해도 되는 규칙을 숙지하지 못한 탓”이라며 “이젠 확실히 이해했고 다신 이런 일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존슨은 티샷이 페널티 구역(종전 워터해저드)에 떨어지자 지면에 클럽을 대면서 연습 스윙을 한 뒤 샷을 했다. 지난해까지는 워터해저드에서 클럽이 닿으면 2벌타였다.
낯선 풍경이 연출된 새 규칙 적용 첫 대회. PGA 투어 선수들 대부분은 새 규칙에 대부분 적응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공을 찾는 시간이 5분에서 3분으로 줄어들어 서둘러 자신의 공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종전 어깨가 아닌 무릎 높이에서 드롭 연습을 하는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샷을 하기 전 선수의 뒤에서 습관적으로 라인을 봐주던 캐디들도 슬쩍 자리를 피했다.
새 규칙 첫 대회에서는 잰더 쇼플리(미국)가 마지막 날 이글 2개와 버디 8개, 보기 1개를 묶어 11언더파 62타를 몰아치는 맹타로 최종합계 23언더파 269타를 기록하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2018~2019시즌 2승, 통산 4승째. 새 규칙의 수혜자 우들랜드는 쇼플리에 1타 뒤진 2위(22언더파)에 올랐고, 토머스가 3위(18언더파)에 자리했다. 존슨,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마크 리시먼(호주)은 공동 4위(15언더파)에 머물렀다. ‘깃대 퍼트’에 열중한 디섐보는 7위(14언더파)로 대회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