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를 발표한 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속도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이하 현지시간) 정상회담 장소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은 이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일 김 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멋진 편지를 받았다"면서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많은 진전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해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게다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했다. 시기에 이어 장소 선정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혀 회담 성사를 위한 물밑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뒤 귀국길에 오르면서도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했다. 당시 그는 올해 1월이나 2월에 정상회담이 열릴 것 같다면서 세 군데의 장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이날 "대북 제재는 여전히 유효하다(in full force and effect)"면서 미국이 몇몇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때까지 (제재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현 수준의 대북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뜻이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북·미정상회담 발언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실질적인 합의를 이룰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양측 정상은 역사적인 회담을 가졌으나, 비핵화와 제재완화의 선후관계를 둘러싸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전목마를 타고 있는 만평을 싣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뒤에 타고서 "보라구. 난 점점 가까워지고 있어"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앞에 있는 김 위원장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은 채 회전목마만 돌고 있다. 만평은 밑에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논의에 진전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마치 꿈속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 같다"는 설명이 붙어있다. 북핵 문제의 진전이 없음을 비꼰 것이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을 자신의 가장 뛰어난 외교적 성과 중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고 AFP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2일에 이어 이번에도 "내가 당선되지 않았다면 지금 미국은 아시아에서 굉장히 큰 전쟁을 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자화자찬을 이어갔다.
한편, 지난 3일 CNN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2차 정상회담 장소가 물색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방송은 후보지역으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몽골, 비무장지대(DMZ) 등과 미국 하와이 등이 꼽히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