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90일 휴전 선언 후 첫 대면협상을 앞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협상 우위를 강조하면서 무역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중국과 방대한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시진핑 주석과 내가 깊이 참여하고 있고, 최고위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경기둔화와 관련해 “중국의 사정은 좋지 않다. 우리로선 무척 좋은 위치에 서게 됐다. 우리는 무척 잘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정말로 합의에 도달하길 원한다고 본다. 그렇게 해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작년 관세폭탄 투하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 경제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급격한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은 4일 올해 첫 지준율 인하를 발표하고 대규모 인프라 계획을 승인하는 등 경기 부양 카드를 연일 꺼내들고 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파장이 미국 경제에까지 뻗치고 있다는 신호도 나왔다. 애플이 지난 2일 중국의 수요 둔화를 이유로 16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애플의 실적 경고로 경기둔화 공포가 증폭되면서 3일 뉴욕증시가 전체가 출렁거렸다. 일부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미국 측 피해가 가시화된 만큼 미국도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조급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애플의 덕을 가장 많이 입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애플 공장이 있는 중국이라고 주장하면서, 애플을 향해 미국으로 공장을 옮기라고 촉구했다.
한편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4일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경기둔화 우려 불식에 나섰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강한 성장률, 강한 고용, 안정적인 물가상승률을 가지고 있다. 미국에 엄청나게 낙관적인 상황이다"라면서 "국민들이 경기 비관론을 재고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4일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지표는 커들로 위원장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미국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31만2000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사전 전망치인 17만6000건을 훨씬 웃돌았다.
커들로 위원장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중국의 지적재산권 도용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너무 많이 추측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애플의 기술을 중국이 채 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현재 애플과 매우 경쟁적으로 되고 있다. 법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