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국 ‘메가 FTA’ CPTPP 발효..보호무역 공세 속 자유무역 가치 증명할까

2018-12-3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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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외, 환태평양 11개국 참가한 CPTPP 30일 발효

6개국 즉각 관세 인하..베트남도 1월 합류

美 보호무역주의 번복 및 中 시장개방 계기 될지 주목

[사진=로이터/연합]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아우르는 세계 3위 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했다. 일본을 비롯 아·태 11개국이 참여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 30일부터 효력을 발생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공세 속에서 CPTPP가 자유무역의 가치와 효과를 증명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CPTPP는 11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라는 의미에서 ‘TPP-11’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당초 미국을 포함한 12개국은 아·태 지역에서 중국의 패권을 견제하기 위해 TPP를 체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TPP를 “미국 경제의 최대 위협”으로 지목하면서 탈퇴를 선언했다. 협정 주도국이던 미국의 부재는 나머지 회원국들에 큰 충격을 줬다. 그러나 일본을 비롯한 11개국은 결국 TPP의 큰 틀을 유지하는데 합의했으며, CPTPP로 명칭을 바꿔 협정을 추진해왔다.
CPTPP는 6개국이 국내 비준을 마치면 60일 뒤부터 효력이 발생한다는 조항에 따라 30일 발효됐다. 비준을 마친 일본, 캐나다,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6개국은 이날부터 바로 적용을 받고 베트남도 내달 14일부터 합류한다. 나머지 4개국도 비준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CPTPP는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RCE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다자간 경제협정이다. 회원국 인구는 총 5억 명이며 세계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2%에 달한다. 참여국들의 GDP를 합치면 약 10조 달러로 세계 총생산의 13%를 차지한다. 회원국들은 더 많은 국가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며 한국, 영국, 대만, 태국도 참여를 고려 중이라 CPTPP의 덩치는 더 커질 수 있다. 

협정의 골자는 역내 교역에서 발생하는 관세 대부분을 즉각적 혹은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CPTPP에 따라 궁극적으로 모든 공산품과 농수산품 82.3%에 대한 관세가 철폐된다. 투자·서비스 분야의 시장이 개방되는 것은 물론 역내 통관 및 국민들 간 비자 발급에 걸리는 기간도 단축된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캐나다는 30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부과하던 6.1%의 관세를 5.5%로 인하하기 시작했으며, 베트남은 현재 70%인 자동차 관세를 1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다. 일본은 수입 쇠고기 관세를 종전의 38.5%에서 9%까지 낮추며 현재 15%인 와인 관세는 2025년까지 완전히 사라진다.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CPTPP 발효의 의미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BBC는 미중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을 불안으로 몰아넣고 있는 가운데 이번 협상이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자유무역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유무역 경제권이 확대될 경우 보호무역을 앞세운 미국의 고립은 심화되고 그에 따른 경제적 충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는 피터슨연구소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이 협정에 참여했다면 1300억 달러(약 145조원) 규모의 혜택을 얻을 수도 있었지만, 탈퇴를 결정하면서 무역 경쟁력이 약화되어 되레 20억 달러의 손해를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농민들마저 협정 탈퇴로 인한 농산품의 수출 경쟁력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노무라 종합연구소는 “CPTPP 발효 및 회원국 확대는 보호주의 파고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을 자유무역 체제로 되돌릴 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TPP 탈퇴를 번복하게 하며, 중국의 시장개방을 독려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PTPP 회원국들은 협정의 발효가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CPTPP가 궁극적으로 수출업계에 2억2200만뉴질랜드달러(약 1665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PTPP를 '성장 동력'으로 홍보해온 일본 정부는 GDP가 연간 7조8000억엔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피터슨연구소는 CPTPP 발효 후 회원국들의 총 GDP가 1%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면서 대표적 수혜국으로는 베트남과 페루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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