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연일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진화에 나섰는데, 이례적인 행보가 오히려 시장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므누신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본인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이날 미국 6대 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따라 전화회의를 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성명에서 24일에는 금융시장 관련 대통령 실무그룹과 전화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가 의장을 맡고 있는 실무그룹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위원회(CFTC) 등의 이사가 참여한다.
므누신 장관은 성명 말미에 "우리는 소비자와 기업의 왕성한 활동과 함께 미국 경제의 강력한 성장세를 계속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켓워치는 므누신 장관의 이례적인 트윗이 24일 투매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가 주요 은행 CEO들과 유동성 문제를 논의하고, 대통령 실무그룹 전화회의를 소집하겠다고 한 게 트럼프 정부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므누신의 트위터에는 "최악을 준비 중인 거냐? 트럼프가 증시 폭락에 마음을 졸이고 있는 사이 므누신 장관은 대형 은행들의 유동성을 확인하며 일요일을 보냈다"거나 "미쳤다. 므누신이 2008~2009년 또는 1987년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2008~2009년에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붕괴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했고, 1987년에는 이른바 '검은 월요일'(10월 19일)이라고 하는 주가 대폭락 사태가 발생했다.
므누신 장관은 전날에도 트위터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경질설을 일축하는 등 불안감에 휩싸인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보좌진과 파월 의장의 해임을 위한 논의를 벌였다는 보도로 지난 주말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된 탓이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19일부터 미국 연방정부 기능이 일부 정지되는 '셧다운' 우려가 정점에 도달한 21일까지 사흘간 1200포인트 넘게 추락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낙폭이 7%에 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