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상 논란]"연준, 금리인상 안 돼" 곳곳서 아우성

2018-12-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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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19일 금리인상 강행 전망에 뉴욕증시 급락..."대공황 이후 최악의 12월"

블룸버그 "극히 이례적 금리인상"...군드라흐, 드러켄밀러도 금리인상 중단 촉구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 본부[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가 17일(현지시간) 금리인상 우려로 급락했다. 주요 지수가 일제히 2% 넘게 떨어졌다. 간판지수인 S&P500은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올해 전체 낙폭이 5%에 달하게 됐다. 지수가 연간 기준으로 하락하면 2009년 반등 이후 지속된 강세장 행진이 끝나게 된다.

금리인상은 돌발악재가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올 들어 이미 세 차례나 금리를 올렸다. 연준이 19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네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건 기정사실이 된 지 오래다. 미국 금리선물시장에서 본 가능성이 70%가 넘는다.
묵은 악재에 시장이 반발한 건 우려가 부쩍 커졌다는 의미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대공황'이 증시를 강타한 1931년 이후 최악의 12월 성적을 낼 태세라고 지적했다. 두 지수는 이달 들어 각각 7.8%, 7.6% 떨어졌다.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도 전날 낸 보고서에서 4분기 들어 두드러진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매가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화정책 정상화는 금융위기 때 도입한 초저금리, 양적완화(자산 매입) 등 비상대책을 거둬들이는 걸 말한다. 저금리 자금 홍수가 끝나고 있는 데 따른 불안이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매로 나타났다는 얘기다. BIS는 이에 따른 시장 불안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부추겼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연준이 아직도 또 다른 금리인상을 생각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달러가 매우 강하고 사실상 인플레이션이 없으며, 파리가 불타고 중국이 내리막에 있는 등 바깥세상도 난리"라고 썼다. 금리를 올릴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는 이전에도 "연준이 미쳤다"고 하는 등 연준의 금리인상 행보를 여러 차례 비판했다.

트럼프의 연준 비판은 행정부가 중앙은행 정책에 개입하려 한다는 반발을 샀다.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은 정치적 독립성을 금과옥조로 여긴다. 미국에서도 대통령이 연준 결정에 왈가왈부하지 않는 게 당연시된 지 오래다. 

그러나 최근 연준의 금리인상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 '채권왕'으로 유명한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CNBC와 한 회견에서 "나는 그들(연준)이 (금리인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채권시장의 불안과 경기둔화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연준이 성장둔화 탓에 2020년에는 금리정책을 뒤집어야 할지 모른다고 봤다.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인 스탠리 드러켄밀러도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쓴 글에서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을 촉구했다. 그 역시 성장둔화와 시장 불안이 한창인 가운데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유동성이 빠듯해지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증시가 이렇게 두들겨 맞을 때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라고 꼬집었다. 연준은 1980년 이후 기준금리를 76차례 인상했는데, S&P500지수가 3·6·12개월에 걸쳐 하락했을 때 금리를 올린 경우는 1994년과 올해뿐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연준 매파(강경파)들이 미국의 강력한 경제지표를 근거로 금리인상을 주장하지만, S&P500 종목의 절반이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지적했다. 경제와 시장의 분열을 보여주는 것으로, 연준이 직면한 딜레마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은 결국 시장을 봐달라며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의 입만 쳐다보게 됐다. 이들이 기대하는 건 이른바 '파월 풋'이다.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연준의 통화부양 조치인데, 당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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