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체크] KT 화재, 이낙연 총리는 ‘책임’을 따졌다

2018-12-0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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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관리에 실패한 황창규 회장과 주무부처 유영민 장관의 동반 질책

 

“이번 일이 우리한테 큰 경종을 울렸다. IT 강국이라고 스스로 자부하고 5G를 가장 먼저 상용화했다고 자랑해왔는데 정말 그런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가, 우리 스스로가 드러낸 일이라 생각한다.”

지난 7일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현장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꺼낸 말이다.

이날 이 총리는 “이윤의 논리만으로 따져 어딘가 좀 부실한 게 생기면 이런 일이 끊임없이 생길 수 있다”며 “KT가 민영화된 이후 통신사로서 공공책임을 경시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리의 발언은 사업장 관리에 실패한 황창규 KT 회장과 통신 주무처인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동반 질책이 담겨있다.

KT 화재 사태가 서서히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피해확산 원인의 합당한 책임 추궁은 여전히 잠잠하고 묘연하다.

KT 아현지사는 국사효율화 측면에서 인근의 회선을 연결하며 시설이 집적된 중요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관리 기준이 낮은 D급 통신시설로 분류됐다는 점에서 미흡한 관리시스템이 드러났다. 더욱이 해당 통신구에는 CCTV와 스프링쿨러 등 방호체계를 전혀 갖추지 못해 피해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거세다. 통신 지사의 통신망이 훼손됐을 시, 우회 통신로를 확보할 수 있는 백업체계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는 점을 온 국민이 여실히 알게 됐다.

이는 비용 절감을 최우선 방침으로 내세운 통신사의 안일한 대처와 정부의 허술한 통신시설 관리체계에서 빚어진 총체적 부실에 따른 결과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화재 발생 당시 근무자가 2명이었다는 것을 미뤄봐도, 통신사업자의 태만을 정부가 얼마나 넋놓고 있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화재가 난지 한 달이 다가오고 있지만, 사건의 본질과 책임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브리핑이 한 차례도 없다는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유영민 장관은 “KT는 복구와 피해 보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말만 내세웠을 뿐 주무 당국은 책임은 가리기 급급한 모습이다.

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책임있는 대책과 함께 화재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관리감독의 엄중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통신요금 인하 압박, 무리한 5G 일정 추진 등 통신정책목표에 따라 이동통신사에 투자만 강요해온 과기정통부도 KT 사태의 책임을 사업자에게만 돌린다면 정부의 무능과 고집스러운 폭주를 인정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KT와 과기정통부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이 총리의 주문대로 화재의 직접적 원인이 된 문제뿐 아니라 잠재원인까지 찾아내서 ‘사전에 봉쇄’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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