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못갚는 서민 늘어난다…신용카드 리볼빙 수입률 급증

2018-12-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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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카드사 수익률 20% 이상

차주 부담ㆍ재무건전성 적신호

[사진=연합뉴스]
 

국내 카드사들의 주요 상품 중 ‘대출성 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리볼빙)’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값을 내기 힘든 서민들이, 고금리 이자를 부담해서라도 나눠서 갚고 있는 것이다. 서민들의 빚 부담이 그만큼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카드업계 리볼빙 수입 비율은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위 신한카드의 대출성 리볼빙의 수입비율은 21.32%였다. 단기 카드 대출(현금서비스)의 수입비율은 19.82%, 장기카드 대출(카드론)이 14.96%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신한카드뿐만 아니라 KB국민카드 22.56%, 현대카드 21.68%, 롯데카드 21.16%, 우리카드 20.36%로 각각 대출성 리볼빙의 수입비율이 20%를 상회했다.

리볼빙 서비스는 사용자가 이용 한도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한 뒤, 결제금액을 자금 사정에 따라 1~100%까지 1% 단위로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의 자금 사정에 따라 탄력적인 자금운용이 필요한 경우 사용이 용의하지만 쉽게 사용이 가능한 만큼 부채 관리에 어려움이 따를 가능성도 커진다.

카드사 관계자는 “현금서비스의 경우 단기간 사용 후 상환하는 비율이 높아 사용 기간이 짧지만, 리볼빙은 당장 갚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사용시간이 길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소 결제를 하고 남은 금액은 대부분 고금리가 적용된다.

리볼빙의 이율 범위는 5.4~23.9%이다. 하지만 상당수가 10% 후반의 이율을 적용받고 있고, 20% 이상의 이율의 고금리를 적용받는 비율도 높다. 사실상 대부업과 같은 ‘살인금리’ 수준이다.

이같은 카드사의 리볼빙 수익 증가는 2금융권 연체율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차주의 부담 뿐만 아니라 카드사의 재무건전성에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 각각 0.25%로 같았지만 같은 기간 저축은행은 4.34%에서 4.80%로, 여신전문금융사는 3.33%에서 3.62%로 상승했다.
 
또 차주 입장에서는 리볼빙을 과도하게 이용하게 되면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개인신용평가 민원동향’에 따르면 신용평가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신용거래 수단은 할부 또는 리볼빙 등이다. 이를 과도하게 이용하는 경우 신용평가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실제로 과도한 리볼빙으로 인해 신용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관련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 대출 연체율 증가와 함께 리볼빙 이용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가계가 힘들어지면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등 서민경제에 적신호가 들어오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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