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녀골프 노장들이 일본 무대를 접수했다. 신지애(30)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사상 최초로 한 시즌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3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역사를 새로 썼고, ‘낚시꾼 스윙’으로 유명한 최호성(45)은 ‘월척’을 낚았다.
신지애는 25일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자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J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챔피언십 리코컵 최종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내 배희경과 연장 승부에 돌입한 신지애는 연장 첫 홀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해 우승을 확정했다. 신지애는 시즌 4승, 투어 통산 21승을 수확했다. 우승 상금은 2500만 엔(약 2억5000만원)이다.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JLPGA 투어 38개 대회에서 15승을 합작했다. 신지애는 올해의 선수에 해당하는 대상(598.5점)을 차지했다. 아쉽게 사상 최초 한‧미‧일 상금왕 석권은 이루지 못했다. 시즌 상금 1억6532만 엔(약 16억6000만원)을 쌓은 신지애는 1억8078만 엔(약 18억1000만 원)을 벌어들이며 상금왕에 오른 안선주에 이어 2위로 마감했다. 또 신지애는 올해 평균타수 부문에서도 70.13타로 70.11타의 스즈키 아이(일본)에게 0.02타 차로 뒤진 2위를 기록했다.
신지애는 “메이저는 다른 대회와 달리 자신과 싸움이 더 심한 곳인데 거기서 3승을 거둬 기쁘고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며 “내년에는 미국 대회 출전도 늘리고 특히 메이저 대회는 기회가 되는대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낚시꾼 스윙’으로 유명한 최호성도 이날 끝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카시오 월드오픈에서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우승했다. 고치현 고치 구로시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친 최호성은 2위 브랜던 존스(호주)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4000만 엔(약 4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최호성은 2013년 3월 인도네시아 PGA 챔피언십 이후 5년 8개월 만에 일본 투어 2승째를 거둬 감격이 더했다.
최호성은 미국 골프위크, 골프다이제스트, 골프닷컴 등에서 “경이롭다”며 자세히 소개할 정도로 올해 세계 골프계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호성의 개성 넘치는 스윙 자세 때문이다. 최호성은 공을 치고 난 뒤 클럽을 잡고 있는 모양이 마치 낚시꾼이 낚시 채를 잡아채는 동작과 닮았다고 해서 ‘낚시꾼 스윙’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고등학교(포항 수산고) 재학시절 오른손 엄지 첫 마디가 잘리는 사고를 당하는 장애를 극복하고 25세의 늦은 나이에 골프에 입문한 최호성은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 일본 무대를 평정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